턱걸이 컷 통과 신상훈, KPGA 선수권 순회 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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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이동훈 기자
입력 2022-06-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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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어 3년 차 신상훈

  • 2라운드 52위로 컷 통과

  • 3·4라운드서 16타 줄여

  • 51계단 올라 생애 첫 우승

  • 블루 재킷 입고 순회 배 번쩍

첫 승을 뜻하는 검지를 들어 올린 신상훈. [사진=KPGA]

경기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6월 9일부터 시작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제65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원)가 12일 막을 내렸다.

1·2라운드에서는 156명의 선수가 분지 형태의 마운틴 코스에서 바람과 맞섰다. 

2라운드 결과 커트라인(합격선)은 141타(1언더파)로 설정됐다. 156명 중 62명이 3라운드 무빙데이와 4라운드로 향했다.
 

그린 위에서 라인을 읽는 김비오. [사진=KPGA]

◆ 61세 김종덕 등 62명 3라운드 분투

3라운드에 진출한 62명 중에는 61세 김종덕이 포함됐다. 최고령 출전자인 김종덕은 139타(3언더파) 공동 26위로 합격선을 넘었다.

이 대회 최고령 합격선 통과 기록을 61세 6일로 갈아 치우는 순간이었다. 2007년 최윤수가 세운 기록 '58세 11개월 1일'보다 약 2년 1개월 늘렸다. 

김종덕은 최상호가 보유한 코리안 투어 최고령 합격선 통과 기록(62세 4개월 1일)도 넘보게 됐다.

김종덕은 3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4개씩 주고받아 이븐파(71타)를 더했다. 합계 210타(3언더파) 공동 35위다.

반면, 52세 최경주는 3·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귀국 후 연이은 대회와 행사 등으로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146타(4오버파) 공동 123위로다. 아쉬움을 남겼지만, 3라운드 오후 1시쯤 대회장을 다시 방문했다. 2023년 대회 코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다. 최경주는 에이원 컨트리클럽 코스관리팀장과 함께 18홀을 돌았다.

3라운드 결과 선두는 201타(12언더파)를 때린 황중곤이다. 군 제대 이후 첫 승을 갈망했다. 일본골프투어(JGTO)에서는 최근 준우승을 거둔 바 있다. 황중곤은 버디 4개, 보기 2개로 69타(2언더파)를 더했다.

2라운드를 공동 52위로 끝낸 신상훈이 2위로 올라섰다. 3라운드에서만 무려 50계단을 뛰어올랐다. 턱걸이로 합격선을 넘은 선수의 파격적인 순위 상승이다. 

인 코스(10번 홀)로 출발한 신상훈은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10·11·13번 홀)를 기록했다. 반환점을 돈 신상훈은 180도 변한 모습을 보였다. 1·5·7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고, 3·9번 홀에서 이글 2개를 잡았다. 모두 샷 이글이다.

승리의 여신이 우승이 없었던 신상훈을 향해 4라운드 난관을 극복해보라는 미소를 지었다.

신상훈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는 김비오다. 김비오는 이날 68타(3언더파)를 더해 202타(11언더파)를 쌓았다. 버디 4개, 보기 1개를 스코어 카드에 적었다.

김비오는 경기 중 갤러리의 방해(휴대폰 셔터음)를 받았지만, 미소로 답했다. 성숙해진 모습이다. 오히려 화가 난 자신의 캐디를 달래기도 했다. 라운드 종료 후 자신을 기다리는 갤러리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었다.

4위는 돌아온 낚시꾼 최호성이다. 49세인 최호성은 대회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다. 2011년 레이크힐스 오픈 이후 11년 만의 통산 3번째 우승을 노렸다.

젊은 피 두 명(배용준, 김성현)은 204타(9언더파). 선두와 3타 차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김성현은 2020년 이후 두 번째 이 대회 우승을, 배용준은 생애 첫 우승을 노렸다.
 

제65회 KPGA 선수권대회 4라운드 5번 홀에 가득 찬 갤러리. [사진=KPGA]

◆ 구름 갤러리 깔린 4라운드

6월 12일 이른 아침. 갤러리를 태운 셔틀버스가 쉼 없이 클럽하우스와 갤러리 주차장을 오갔다. 구름 갤러리가 에이원 컨트리클럽을 뒤덮었다. 구름은 선수를 따르기 바빴다.

선수들은 이른 아침 클럽하우스 2층에 마련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준비했다. 가장 마지막에 자리를 정리하고 떠난 선수는 김비오다.

김비오는 여러 차례 심호흡하더니 연습 그린으로 걸어갔다. 김비오는 지난(2021년)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부터 지난주 SK텔레콤 오픈까지 4개 대회에 출전해 3승(GS칼텍스 매경오픈 등)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는 5개 대회 출전에 4개 대회 우승을 노렸다. 2022년 시즌을 두고 보면 3번째 우승이다.

경기위원회는 4라운드 깃대 위치를 까다롭게 조정했다. 전날에 비해 깃대 위치가 중심에서 그린 외곽 방향으로 3~4야드(2.7~3.6m) 밀려났다.

3라운드 난도가 높았던 홀은 15번 홀(파4), 17번 홀(파3), 2번 홀(파4) 순이다. 

15번 홀에서는 버디 16개, 파 230개, 보기 116개, 더블 보기 10개가 나왔다. 단 16명이 버디를, 116명이 보기를 기록했다.

17번 홀에서는 버디 21개, 파 249개, 보기 93개, 더블 보기 8개, 트리플 보기 1개가 나왔다.

2번 홀에서는 버디 26개, 파 257개, 보기 77개, 더블 보기 10개, 트리플 보기 이상이 2개 기록됐다.

15번 홀 깃대는 그린 앞에서 24야드(21m), 왼쪽에서 6야드(5.4m)에 꽂혔다. 3라운드와 비슷한 난도다. 17번 홀은 그린 앞에서 20야드(18m) 중앙에 꽂혀서 다소 쉬워졌다. 2번 홀은 그린 앞에서 15야드(13m), 우측에서 8야드(7m) 위치라 15번 홀과 마찬가지다.

선수들(신상훈, 김비오, 김성현)은 4라운드를 앞두고 승부처로 15번 홀, 17번 홀, 18번 홀을 꼽았다. 
 

환하게 웃는 신상훈. [사진=KPGA]

◆ '합격선 턱걸이 통과' 신상훈, 65회 KPGA 선수권 우승

챔피언 조(김비오, 신상훈, 황중곤)는 오전 10시 40분 출발했다. 김성현, 배용준, 최호성은 오전 10시 30분, 맹동섭, 이준석, 김준성은 오전 10시 20분 앞서 나갔다.

4라운드의 시작을 알린 선수는 박준섭이다. 1~3번 홀 거푸 버디를 낚으며 전날 밤 24위에서 10위로 14계단 뛰어올랐다.

챔피언 조가 티샷을 시작했다. 3명 중 신상훈이 빛났다. 1번 홀(파4) 버디를 기록하더니 2·3·4번 홀 버디를 더하며 치고 나갔다. 4홀 연속 버디다. 15언더파로 황중곤과의 차이를 3타 차로 벌렸다. 생애 첫 승을 향한 힘찬 발걸음이다.

5번 홀(파4)부터 12번 홀(파3)까지 8개 홀에서 파를 기록한 신상훈은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이날 5번째 버디다. 한 타를 줄이며 추격하는 황중곤과의 격차를 다시 3타 차로 벌렸다.

황중곤이 멍군을 외쳤다. 14번 홀(파4) 칩인 이글로 15언더파를 쌓았다. 신상훈과는 1타 차. '우승을 쉽게 주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신상훈은 버디로 한 타를 더 도망갔다. 17언더파.

15번 홀(파4)에 오른 두 선수는 나란히 버디를 추가했다. 18언더파와 16언더파. 3홀(16~18번 홀)을 남기고 2타 차다.

16번 홀(파4)과 17번 홀(파3)은 두 선수 모두 보기와 파를 기록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 파를 기록한 신상훈이 우승했다. 동료 선수들이 달려 나와 물세례를 퍼부었다. 65타(6언더파), 합계 267타(17언더파) 우승이다. 합격선 턱걸이 선수가 사고를 쳤다. 이번 시즌 7개 대회에서 탄생한 4번째 생애 첫 우승자다.
 

순회 배를 들어 올린 신상훈. [사진=KPGA]

시상식에서 신상훈은 블루 재킷을 입고 순회 배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 3억원, 코리안 투어 카드 5년,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1등급)을 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출전권과 KPGA 선수권대회 영구 출전권을 얻었다.

신상훈은 "버디에도 들뜨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좋은 결과가 나왔다. 도와주신 많은 분께 감사함을 전한다. 묵묵히 도와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8월 안에 우승하면 콘 페리(PGA 2부) 투어에 가려고 생각했다. 갈 계획이다. 2021년 더 CJ컵에 가보니 거리와 정확도 차이가 심했다. 전체적으로 기량을 올릴 생각이다. 계속 도전하고 싶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한국 오픈 우승도 꿈꾼다"고 덧붙였다.
 

제65회 KPGA 선수권대회 4라운드 18번 홀 그린에서 세리머니 중인 신상훈(중앙). [사진=KPGA]

24세인 신상훈은 2019년 스릭슨 투어(전 챌린지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2020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은 10회 출전에 8회 합격선을 넘었다. 

지난해(2021년)는 17개 대회에 출전해 17회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는 8위(3667.98점), 상금 순위는 12위(3억3925만40003원)에 위치했다.

지금까지 최고 순위는 2021 제네시스 챔피언십 준우승이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생애 첫 승을 기록하게 됐다.

한편, 같은 날(6월 12일) 강원 양양군 설해원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는 박민지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시즌 두 번째 타이틀 방어다. 박민지는 17개 홀 연속으로 파를 기록하다가 18번 홀 이글을 낚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합계 202타(14언더파), 통산 12번째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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