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로 만든 뮤지컬] 현실 바탕으로 한 '진짜 이야기'...마타하리·킹키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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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06-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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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타하리’ 중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나 공연을 보기 전 자주 접하게 되는 문장이다.
 
실화라는 것을 알고 난 후 작품을 보면 다르게 느껴진다. 실제로 일어난 ‘우리 이야기’라는 사실이 머릿속을 맴돌며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화가 가진 힘이다. 말 그대로 ‘영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놀랍다.
 
뮤지컬 무대에서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관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제1차 세계대전의 희생양 ‘마타하리’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트루이다 젤러)의 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작품은 관능적인 춤과 신비로운 외모로 파리를 넘어 전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마타하리의 파란만장한 삶에 주목했다.
 
‘지킬 앤 하이드’, ‘황태자 루돌프’, ‘몬테크리스토’의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작사가 잭 머피, 권은아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등이 손잡았다.
 
2016년 초연, 2017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마타하리’는 변화를 줬다.
 
두 번째 시즌에서는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마타하리가 왜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녀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면, 이번 시즌에서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특수한 시대 배경과 극 중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더욱 세밀하게 묘사했다.
 
대본을 쓴 아이반 멘첼은 공연 안내 책자를 통해 “마타하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녀가 하는 선택에 대한 이유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1차 세계대전 이전의 마타하리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반은 “여성의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현 시대에, 마타하리는 주변 남성들이 지시한 삶 대신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인생을 사는 것이 범죄가 되었음을 보여주고, 당사자로서 증언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마타하리 역을 맡은 옥주현(왼쪽)과 솔라.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실제 사건은 작품에 큰 영향을 줬다. 권은아 연출은 “마타하리의 삶에 대한 수많은 뜬소문이 전 세계에 난무하지만, 실제 그녀가 스파이로서 전쟁에 끼친 영향은 거의 없었고, 그녀를 사형시킬 수 있는 제대로 된 증거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세상은 죽어서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의 가족 누구도 그녀의 시신을 수습해주지 않아, 몸은 의학 연구용으로 기증되고, 머리는 파리 해부학 박물관에 전시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머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권 연출은 “그녀의 삶을 탐구한 끝에 발견한 이 실제 사건은 제게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왜, 그리고 어떻게 전해야 할지 깨닫게 해주었다. 그녀의 삶은 이 무자비한 사건으로도 그 빛을 꺼트릴 수 없었다”라고 짚었다.
 
‘마타하리’ 역은 초연부터 세 번째 시즌까지 작품에 참여한 옥주현과 솔라가 맡았다. 타이틀 롤을 맡은 두 사람은 실제 인물인 마타하리를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표현했다.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나 마타하리가 죽음을 앞두고 부르는 노래인 ‘마지막 순간’은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은 8월 15일까지.
 

뮤지컬 ‘킹키부츠‘ 중 한 장면. [사진=CJ ENM]


◆ 특별한 부츠 만든 구두공장 성공 이야기 ‘킹키부츠’

일상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쇼뮤지컬 ‘킹키부츠’(제작 CJ ENM)가 오는 7월 20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브로드웨이 4대 시상식을 석권한 CJ ENM 대표 뮤지컬 ‘킹키부츠’는 영국 노샘프턴의 수제화 공장들이 경영악화로 폐업하던 중 아주 특별한 부츠를 만들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구두공장의 실제 성공 이야기를 뮤지컬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제리 미첼이 연출,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을 맡았다. 희망을 전파하는 뭉클한 이야기와 신나고 세련된 음악으로 세계적인 뮤지컬 시상식인 미국 토니어워즈 6관왕,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3관왕을 차지했다.
 
2014년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 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결과 한국뮤지컬어워즈, 더뮤지컬어워즈 등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영국 웨스트엔드 버전의 공연 실황이 영화로 개봉돼 지친 일상의 활력을 불어넣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 역을 맡은 (왼쪽부터) 최재림, 강홍석, 서경수. [사진=CJ ENM]

이번 공연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폐업 위기의 구두 공장을 물려받아 ‘킹키부츠’ 만들기에 도전하는 초보 사장 ‘찰리’ 역은 ‘킹키부츠’를 시작으로 ‘젠틀맨스 가이드’, ‘마리 앙투아네트’, ‘웃는 남자’ 등 굵직한 작품 마다 진가를 발휘한 이석훈과 ‘엑스칼리버’, ‘광화문연가’, ‘아마데우스’ 등을 통해 변신을 보여준 김성규가 맡았다.
 
‘렛미플라이’, ‘몬테크리스토’, ‘스위니토드’ 등에서 눈에 띄는 탄탄한 노래 실력과 연기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재범도 새롭게 캐스팅됐다.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아름답고 유쾌한 남자 ‘롤라’ 역은 최근 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을 통해 브라운관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으며 ‘시카고’, ‘아이다’ 등에서 압도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을 선보인 최재림이 낙점받았다.
 
‘데스노트’, ‘하데스타운’ 등을 통해 특유의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입증한 ‘원조 롤라’ 강홍석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또한 ‘데스노트’, ‘썸씽로튼’, ‘위키드’ 등 작품마다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은 서경수가 새롭게 합류해 또 다른 개성의 ‘롤라’를 예고하고 있다.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하는 열혈 공장 직원 ‘로렌’ 역에는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지우와 뮤지컬 ‘하데스타운’, ‘포미니츠’를 통해 연이어 강한 인상을 남긴 김환희가 낙점받았다. ‘위키드’, ‘리지’, ‘시라노’ 등 다양한 작품에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나하나도 새로운 ‘로렌’으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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