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 거리두기 풀리자 자차 이용 나들이 늘어…"천정부지 기름값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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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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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유소 이용건수 작년보다 13% 증가

  • 고유가에 이용금액은 1년새 30% 올라

 

#서울시 관악구에 거주 중인 회사원 A씨(48). 그는 이번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원주로 양귀비꽃 축제를 보러 떠나기로 계획했다. 지난 2년 넘게 중단됐던 지역 축제가 다시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랴부랴 여행 일정을 세웠다. A씨는 “2주 전에도 가족들과 함께 서울 근교 놀이공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며 “오랜만에 주말의 여유로움을 되찾은 건 너무 좋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거주자의 자기차량(자차) 이용 빈도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야외로 나들이를 떠나는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유가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자차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주머니 부담을 크게 증폭시켰다.
 
거리두기 풀리자 '야외 나들이' 차량 증가
8일 아주경제가 KB국민카드 빅데이터에 의뢰해 제공받은 서울 및 경기도(인천 제외) 이동수단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20세 이상 성인들의 주유소 이용 건수(신용카드)는 전년 동기보다 12.82% 늘었다.
 
연령대 별로는 30~40대, 월별로는 5월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30대의 5월 주유소 이용 건수는 작년보다 13.9% 늘었고, 40대도 13.1%가 증가했다. 이어 50대 11.2%, 20대 10.6%, 60대 이상 10.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여기엔 4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 과정에서 자차 활용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주유소 총 이용 회원 수도 작년보다 7.02% 늘었다. 지난 3월에 한시적으로 감소(-1.4%)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나머지 달에는 일제히(1월 11.4%, 2월 9.9%, 4월 5.1%, 5월 10.7%) 늘었다. 감소 전환했던 3월은 코로나 관련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로 분류된다.
 
주유소 총 이용 금액은 무려 30.13%나 증가했다. 이는 이용 건수 증가 수준(12.82%)을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들어 연일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작년과 비교하면 2배가량 올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내 유가가 14년 만에 최고치인 140달러까지 뛸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당분간 자차 이용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주유소 건당 이용액은 4월이 6만291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5월 5만9708원, 3월 5만9608원, 2월 5만4161원, 1월 5만5326원 순이다. 전년 동기보다 증가 폭이 가장 컸던 달도 4월(9573원)이다. 5월(9086원)과 3월(9023원)도 9000원을 넘어섰다. 1~2월은 각각 4556원, 5656원을 기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서울 근교로 떠나는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자차 이용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다만, 연일 폭등 중인 기름값은 자차 이용 증가세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량은 소폭 감소
자차 이용량이 증가한 반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량은 작년에 비해 소폭 줄었다. 
 
1~5월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0.29%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가 정점을 찍었던 3월(-8.9%), 4월(-7.4%)의 감소 폭이 컸다. 이 기간 동안, 기업들이 재택근무 비중을 늘렸고, 외출을 꺼리는 기조가 강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3월의 경우, 전 연령층의 대중교통 이용회원 수가 일제히 줄었다. 직장인이 주로 분포한 30대와 40대의 감소 폭이 –13.1%, -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 –8.7%, 50대 –7.2%, 60대 이상 –0.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중교통 인당 이용 건수는 모든 달이 15회에 미치지 못했다, 5월 14.14건, 3월 13.87건 4월 13.64건, 1월 13.51건, 2월 13.12건 순으로 집계됐다. 건당 이용액은 매달 1050원에서 1100원 사이(1월 1060원, 2월 1061원, 3월 1061원, 4월 1072원, 5월 1080원)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이용 건수가 경기도를 내내 앞질렀다. 서울은 5월 15.59건, 3월 14.94건, 4월 14.84건, 1월 14.59건, 2월 14.17건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3월 12.66건, 5월 12.59건, 4월 12.31건, 1월 12.27건, 2월 11.93건 수준에 그쳤다. 1~5월 평균 이용 건수 감소 폭도 서울이 –1.94%로 경기도(-4.38%)보다는 완만했다.
 
당분간 자차를 대중교통보다 선호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고유가에도) 이동 수요가 자가용으로 기우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현재 수준의 유가가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앞으로도 자가용 이동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급격한 유가 상승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변수다. 이 경우 자차 이용 증가세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7~9월 북해산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이 배럴당 140달러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당초의 125달러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브렌트유는 현재 12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전반기 예상되는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135달러로 점쳤다. 유가 상승 원인으로는 중국의 수요 회복, 러시아의 감산에 따른 구조적 부족 등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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