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구글 인앱결제 본격화... 소비자 부담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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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최은정 기자
입력 2022-05-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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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플레이 입점 디지털콘텐츠 앱 인앱결제 의무화

  • 미조치 앱 4월 업데이트 금지, 6월 구글플레이 퇴출

  • 기존 결제로 연결하는 외부링크 직접 제공은 금지

  • 네이버·카카오·티빙·웨이브 등 서비스 가격 줄인상

  • 창작자 수익 감소 우려 커져…방통위 제재 소극적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구글플레이에서 외부 결제를 유도하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용 앱을 퇴출하는 정책이 본격 시행된다. 별도 웹사이트를 통해 자체 결제 기능을 제공하던 기업들이 퇴출 위험을 면하기 위해 구글플레이의 결제 수수료를 반영해 포인트 충전 가격 인상 등 과금 체계를 변경한 상황이다. 이에 결국 소비자의 지출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은 1일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내려 받는 이용자에게 외부 결제용 아웃링크를 보여 주는 앱을 퇴출한다. 구글플레이에 앱을 등록한 개발사는 앱 이용자의 결제액 가운데 구글이 수수료로 최대 30%를 갖는 '인앱 결제'나 최대 26%를 갖는 '인앱 제3자 결제' 기능 중 하나를 탑재해야 한다. 인앱 제3자 결제 시 결제대행사 수수료(5%)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앱 개발사의 수수료 부담은 어느 쪽이든 비슷하다.

과거 구글플레이에 입점해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해 온 앱 개발사에는 인앱결제 적용이 '권장사항'이었고 강제되지 않았다. 이에 웹툰·전자책과 음원·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다수 사업자는 자사 웹사이트에 구축된 자체 결제 기능만 운영했다.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아웃링크로 결제용 웹페이지를 보여 주는 식이었다. 이로써 인앱결제 수수료 30%를 내지 않고 수익을 늘릴 수 있었다.

구글은 지난 3월 18일 이같은 방식으로 과금하는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한다고 예고했다. 우선 4월 1일부터 구글의 인앱 결제나 인앱 제3자 결제를 탑재한 앱만 구글플레이에서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6월 1일부터는 이 정책을 수용하지 않은 앱을 일괄 삭제하겠다고 공지한 것이다. 이 경우 이용자들이 다른 앱 장터에서 해당 앱을 찾아 내려받도록 안내해야 한다. 구글은 과거부터 인앱결제 우회를 허용하지 않았고, 2020년 9월 개발자 블로그에 인앱결제 적용을 요구해 사실상 2년 간 유예를 뒀다는 입장이다.

구글이 세계 안드로이드 앱 장터의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가 다른 앱 장터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들은 구글 정책을 수용해 구글플레이 내부 결제 기능을 도입하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료 콘텐츠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시리즈온 등 앱에서 구매하는 유료 콘텐츠용 상품(쿠키) 1개당 가격을 100원에서 120원으로 인상했다. 카카오페이지와 리디 역시 앱을 통한 캐시 충전 시 결제 금액에 20%가량을 추가로 과금하기로 했다. 웨이브·티빙 등 구독형 OTT 서비스 업체들도 앱에서 상품을 결제할 때 종전 금액보다 15%가량을 더 받는다. 앱이 아닌 PC·모바일 웹브라우저를 통해 결제할 때는 상품 가격이 기존과 동일하다.

구글은 인앱결제 관련 공지를 통해 "안드로이드는 열린 앱 생태계로서 구글플레이 외에 다른 앱 마켓을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고, 앱 외부에서 이용자에게 개발자 제공 결제 옵션을 안내할 수 있다"면서 "이메일 마케팅과 기타 채널을 통해 앱 외부에서 정기 결제 상품과 특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 측 설명에 따르면 콘텐츠 사업자는 이용자들이 웹을 통해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앱에서 '웹사이트에서 직접 이 책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는 '웹사이트로 이동하여 프리미엄 정기 결제로 업그레이드하세요' 등 안내 문구를 보여 주면 된다. 다만 구글플레이에서 직접 외부 링크를 통해 기존 결제 기능으로 연결하는 것은 금지된다.

웹툰협회는 콘텐츠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용자 부담 전가와 창작자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구글 인앱결제 의무화로 올해 게임 외에 콘텐츠 개발사가 구글에 내는 수수료는 연간 833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인앱결제 관련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 측 결제 관련 정책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지만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지는 않았다. 현재 구글·애플·원스토어 등 앱 장터 운영사를 대상으로 실태를 점검한 후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사실조사로 전환해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의 정책에 대해 "지난해 국회가 세계 최초로 통과시킨 전기통신사업법개정안, 이른바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자신들의 독점적인 이익을 위해 창작자와 이용자에게 부당한 부담을 전가하는 탐욕"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실상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조치에 방통위는 부처의 사활을 걸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안으로는 공정위와 협업하고, 밖으로는 해외 규제기관과 공조해야 한다"고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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