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전쟁 나선 연준, 증시 하락 신경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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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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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연준은 금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 안 맞춰

  •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연착륙 가능할지 모르겠다"

  • 금리인상에 성장주 시대 끝나...기술주가 S&P500 약세장으로 몰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입혔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야기할 것이란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점이다. 증시의 추락이 계속되더라도, 연준이 목표를 이룰 때까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 증시 하락 신경 안 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며, 연준은 금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움직임과 관련해 “특히 주식시장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증시 하락은) 금융시장의 긴축을 반영하는 모습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변동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에스더 총재는 금리인상의 영향이 경제에 어떻게 전개되는지 등을 주의 깊게 볼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조나스 골터만은 이날 “연준의 접근 방식은 주식과 자산가격 하락을 보다 광범위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며 주가 하락, 일부 기업의 고용 동결 등은 연준의 희망사항이 실현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경기 연착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국의 봉쇄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등 너무 많은 것들이 연준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낮춰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연착륙'을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겠다. 우리가 그것을 해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주가를 타깃으로 삼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피드백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덧붙였다.
 
월가 전략가들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주가가 무서운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5250에서 4750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지수가 30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주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금리인상에 성장주 시대 끝나…기술주가 S&P500 약세장으로 몰아
올해 주식시장의 하락세는 성장주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의 주가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에 달하는 만큼,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이 S&P500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이들 기업의 종목은 올해 들어서 23~35%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시장 가치에 가중을 두기 때문에 가장 큰 기업이 지수의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
 
엔비디아와 넷플릭스의 영향도 크다. S&P 다우존스인디시즈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엔비디아는 지난 18일까지 올해 손실의 46%를 차지했다.
 
S&P500은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18.2%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70%,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엔비디아는 각각 43%, 42% 하락했다.
 
반면 각 주식에 동일한 가중치가 할당된 S&P500 버전은 2022년에 단 13% 하락했다. 현재의 버전 대비 5%포인트(p)가량 덜 떨어진 셈이다.
 
S&P500은 2021년으로 끝나는 지난 3년간 90% 급등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은 매년 해당 지수의 상승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예컨대 애플 주가는 2020년에 81% 폭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41% 급등했다.
 
일부 시장 전략가들은 빅테크의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가치주를 선호한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1000가치주(The Russell 1000 Value index)는 올해 들어 10% 하락한 반면 성장주 지수인 러셀1000성장주(Russell 1000 Growth index)는 27% 하락했다.
 
S&P500 다우존스인디시즈에 따르면 올해 S&P500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기업은 엑슨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머크, 애브비 등이다.
 
문제는 기술주에서 시작된 하락이 은행과 소매업을 포함한 더 많은 분야로 확산하고 있는 점이다. 이날 S&P500의 주요 종목 가운데 다수가 52주 이래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들 주가는 2020년 11월 이후 볼 수 없었던 최저점에서 거래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찰스슈왑 주가는 2021년 2월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여전히 성장주를 사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윌밍턴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토니 로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애플과 같은 주식과 일부 반도체 회사를 매수할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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