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 사이트서 배달용 125cc 매물 급증
  • 배달 감소에 '콜 죽었다' 신조어도 등장
  • 거리두기 해제 등 여파, 위기 지속 전망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에서 대기 중인 배달 오토바이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호황을 누리던 배달 기사들이 하나둘 오토바이 핸들을 놓고 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식당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배달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 배달 수요 감소는 배달 기사에겐 수입 하락으로 직결된다. 그러다 보니 중고 거래 커뮤니티엔 배달용 오토바이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일거리가 줄어든 배달 기사들이 오토바이 처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 중고 거래 커뮤니티에 배달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125cc급 오토바이를 검색하자 전날에만 200건의 판매 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배달통이 그대로 설치된 오토바이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판매 글이 6건이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배달 기사들은 생계 위기를 호소한다. 실제 배달 종사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콜사(Call+死)'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콜사란 배달 주문이 없어 콜(배달 요청)이 죽었단 뜻이다.
 

[사진=연합뉴스]

회원수 16만명의 배달 종사자 커뮤니티 '배달세상'에 이날 콜사라는 단어를 입력하자 전날 약 30건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배달 기사로 일한다는 한 회원은 "지금껏 10~20분 넘게 콜사를 겪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오늘은 번화가에서 30분, 비마트(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생필품 배달 서비스) 근처에서 5분, 집 오는 길에 15분 등 총 50분 동안 콜이 한 건도 안 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일하는 한 배달 기사는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총 5시간 30분을 일했는데 그중 3시간이 콜사였다. 첫 콜을 받는 데까지만 무려 2시간을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배달 기사는 콜이 오지 않으면 도로에 오토바이를 세워 두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해당시간 동안 수입이 뚝 끊기는 셈.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핸들을 돌리는 기사들도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달 기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관련 종사자 증가가 콜사를 부추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배달 기사는 "최근 언론에서 배달 기사가 상상 이상의 수입을 얻는 것처럼 묘사돼 너도나도 배달에 뛰어들고 있다. 주문은 한정돼 있는데 기사는 넘쳐나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오프라인 모임이 많아져 식당으로 사람들이 몰리니 배달은 줄어 콜사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달 18~21일 배달의 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의 이용자 수(안드로이드 기준)는 총 1855만2775명로 전월 대비 21.2% 감소했다.

또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굿즈가 지난달 업종별 소비자 결제금액의 상승·하락을 조사한 결과 배달 업종의 결제 금액이 전월 대비 13% 이상 하락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지난 12일 발표한 식당·주점 업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보면 지난달 18∼30일 오프라인 위주 식당이 거둔 매출은 거리두기 해제 전(3월 1∼20일)에 비해 27% 늘었다. BC카드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대면 모임 증가와 배달 수수료에 부담을 느낀 고객의 심리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배달 기사는 "앞으로 거리에서 콜을 기다리며 조선시대 선비처럼 유랑 생활하듯 (길거리를) 떠도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며 배달 수요 감소에 따른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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