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초당적 협력'에 공감, 추경 협조하겠다...일부 장관후보 철회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국회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연설 핵심 키워드는 '경제'(10번) '위기'(9번)로 윤 대통령의 절박한 심정이 반영됐다.
 
◆이번엔 자유 대신 '경제'···추경 협조 당부했다

엿새 전 대통령 취임식 때와 마찬가지로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한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사에서 35차례나 언급했던 '자유'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대목에서 단 한 차례 등장했다. 윤 대통령이 "의회주의는 국정 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여야는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피해 손실보상을 위한 59조4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신속한 처리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방역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는 일은 법치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협치를 고리로 거야(巨野)에 손을 내밀었지만 추경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등 곳곳에 난제가 산적해 있어 꼬인 정국이 풀릴지는 미지수다. 

◆한덕수 인준 요청한 尹···커지는 巨野 딜레마 

고용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발언에 공감한다"면서도 "정부·여당도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추가 사업에 대해 전향적으로 협력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협치를 추구한다면 먼저 내각과 비서실에 부적절한 인물들을 발탁한 것에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 동의를 받지 않고 임명을 강행하려는 장관 후보자들을 사퇴시켜 여야 협치의 장애를 제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정 인물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정호영 보건복지부·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성 비위 징계 전력 논란이 있는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민주당 측 '낙마 0순위'인 정호영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유감의 뜻을 밝힌다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결격 사유가 덜한 한덕수 후보자 인준 등에 협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낙마 1순위' 한동훈 후보자는 민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결정적인 한 방'은커녕 논란만 자초하면서 '한덕수·한동훈 연계'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전 여야 지도부 환담에서도 한 총리 후보자 인준을 민주당 측에 요청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선되고 나서 한 후보자를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자로) 정한 게 아니라 그전부터 딱 한 사람(한덕수)밖에 생각을 안 했다"며 "협치와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이분이 총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한 후보자 인준에 전향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기류가 점차 커지고 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발목 잡기' 프레임으로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후에 약 2시간 동안 자유토론 형식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스스로 대통령이라는 생각으로 국가 전체를 보면서 문제의식을 갖고 대응 방안에 대해 좋은 의견을 많이 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신속한 추경 집행 준비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 노력 △2030 부산엑스포 총력 유치 준비 △한·미 정상회담 철저한 준비 등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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