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글로벌 인플레이션 급등 배경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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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5-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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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료·철강·돈육가격 폭등 배경...중국 정책 탓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식량·에너지 위기를 초래하고 있지만, 중국이 암암리에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가 비료와 철강, 돼지고기 등 내수 가격을 안정시키려고 펼친 부양책이 오히려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중국 당국은 일부 주요 화학비료 기업들을 소환해 면담하는, 이른바 '웨탄(約談)'을 실시해 기업들에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모범적인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라고 지시하자, 기업들은 이에 따라 화학비료 수출을 잠정 중단했다. 그 결과 자국 내 비료 가격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오히려 세계 각국의 비료 가격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뛰었다고 PIIE가 전했다.

PIIE에 따르면 세계 비료 수출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인산염 24%, 질소 13%, 칼륨 22% 등에 달한다. 비료가 부족하면 식량 생산이 감소한다. 특히 밀·보리·옥수수·해바라기씨유 등 곡물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세계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비료 수출 억제 정책은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고 PIIE는 지적했다. 중국은 화학비료 수출 중단을 최소한 올해 여름 말까지 지속할 방침이다. 

또 세계 철강 가격을 끌어올린 주범도 중국이라고 PIIE가 지목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수년간 탈(脫)탄소화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자국 내 철강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글로벌 철강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은 철강 가격 인상에 따른 자국 내 타격이 커지자 지난해부터 고철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5개 주요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세는 인상했다.

이뿐만 아니다. PIIE는 전 세계 돼지고기 공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후 돼지고기 수입을 대폭 늘림으로써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짚었다. 중국 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대규모로 발병하자 사육하던 돼지의 40%를 도축했고, 이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이 2배 이상 뛰자 중국 정부는 수입 관세를 낮추고 수입량을 대폭 늘려 전 세계 돼지고기를 싹쓸이했다.

PIIE 분석가인 채드 바운과 왕이린은 "중국의 이같은 행동들은 자국엔 이익이 돌아가지만 다른 국가에는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문제는 중국은 큰 나라인데도 작은 나라처럼 행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이 자국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세계 각국에 전가하면서 '근린궁핍화(다른 국가의 경제를 궁핍하게 만들면서 자국 경기 회복을 꾀하고자 하는 것)' 정책을 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중국은 비료와 식량을 수입하는 빈곤한 국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인도주의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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