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尹 손실보상 패키지 '현금성 이전지출'...'초과 소비→수요 자극→인플레 압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아라 기자
입력 2022-04-28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물가 압박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현실화

  • 물가 계속 오르면 성장 둔화 고착화할 수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 앞에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사실상 33조원 내외로 확정된 가운데 1인당 방역지원금 600만원, 손실 보상률 100% 보장까지 현금성 이전지출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이미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새 정부의 현금성 공약까지 더해지면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
 
◆현금살포 유혹 못 벗어난 尹인수위···재정 중독 여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구상 중인 '손실 보상 종합 패키지'는 현금성 이전 지출이 주를 이룬다. 현금성 이전 지출은 생산 활동과 무관하게 아무런 대가 없이 지급하는 것으로 전국민재난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손실 보상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새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수위는 서민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재원으로 추경 편성을 구상 중이다. 현재 인수위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손실 보상금이나 지원금 확충 등 현금 지원은 물론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 조치 방안도 마련 중이다. 

방역지원금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 현 정부가 지급한 기존 1·2차 지원금(400만원)에 더해 추가로 6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인수위는 소상공인 손실 보상 보정률을 기존 90%에서 100%로 높이고, 보상 하한액은 기존 50만원보다 올리는 안도 검토 중이다.
 
◆현금성 이전지출로 물가 자극 땐 성장도 휘청
문제는 아무 대가 없이 지급하는 '현금성 이전 지출' 성격인 손실 보상 종합 패키지가 치솟는 물가에 되레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가계에 각종 현금성 지원을 하게 되면 시장에 많은 돈이 풀리게 돼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공급망 차질로 상품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유례없는 고물가 상황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또다시 국민 주머니에 일일이 현금을 꽂아주면 소비 수요가 커지면서 물가가 더 뛸 수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10년 3개월 만에 4%대를 넘어섰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게 영향을 끼쳤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이번 달에는 3%대를 돌파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소비와 투자, 임금 결정 등에 영향을 끼치면서 물가가 더 치솟을 가능성이 커진다.

더 큰 문제는 물가가 계속해서 치솟게 되면 성장 둔화가 고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성장·고물가 그림자가 짙어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더 빨리 직면할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의 물가 상승, 경상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하락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한국 경제에 이미 적신호가 켜졌지만, 새 정부의 현금성 이전 지출로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