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 충격] 쑥대밭 된 미국 국채시장…연준 가속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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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4-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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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시장이 쑥대밭이 됐다. 블룸버그 지수 기준으로 미국 국채 가격은 올해 들어 8%나 하락했다. 집계가 시작된 1973년 이후로 최악의 기록이다. 코로나19발 대규모 부양정책이 빠르게 철회되고 있는 탓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치솟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발빠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0.75%포인트)씩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높이면, 국채 금리도 빠르게 오른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이 급락한다는 의미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채권시장이)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라고까지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상황에서 이 같은 견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주 채권시장의 매도 물결이 시장을 집어삼키면서, 투자자와 분석가들이 크게 동요했다"고 23일 지적했다. 

시장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잖이 놀란 모습이다. 바클레이스를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글로벌 금융사들의 시장 전망은 족족 빗나갔다. 파월 의장은 21일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열린 국제경제에 관한 토론에 참석해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50bp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준은 지난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가파른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다시 한번 매파적 입장을 확인하면서, 기준금리를 25bp씩 점진적으로 올리는 이른바 '베이비 스텝(baby step)' 정책은 당분간 멈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50bp씩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연준의 통화정책 관행을 깨는 것이다. 아메리벳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국 금리 책임자는 "(현재 상황은) 토네이도 같다"면서 "이미 발을 뗀 연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시장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금리방향을 나타내는 유로달러 선물 옵션에서 연내 수차례 75bp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결국 시장이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안에 여러 차례 75bp씩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 쪽으로 기우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미국 국채 선물 시장에는 블록 트레이드가 급증했으며, 지난 30년간 국채에 대한 강세 전망으로 유명한 호이징턴 투자운용은 분기별 고객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향후 시장은 인플레이션의 향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만약 3월 이후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연준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치솟을 경우 연준은 기준금리를 대폭으로 올리는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된다. 

한편 블랙록의 밥 밀러 미국채권본부장은 블룸버그에 "“최근 몇 달간의 불안과 변동성에도 시장은 기준금리가 최고 3.25%까지 올랐던 이전과 유사한 긴축 사이클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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