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신흥국 부채 부담 가중…"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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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4-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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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전 세계 부채, 전체 GDP의 256%

  • 전쟁에 스리랑카, 이집트, 튀니지 악화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신흥국들의 부채 부담이 커지며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세계 신흥국이 지난 10년간 저금리·저물가 속에서 부채를 산더미처럼 쌓았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지난 2년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정부 지출을 대폭 늘린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직격탄이 됐다. 전쟁과 대러 제재로 식량을 비롯해 에너지 및 기타 상품의 물가가 모두 치솟으면서 경제 기반이 취약한 파키스탄,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회의에서 “디폴트들이 발생할 것이다. 위기가 닥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유지됐지만,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경우 앞으로 저금리 환경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IMF 전략정책심사국장도 이날 현시점에서 전 세계적인 부채 위기에 선을 그으면서도 “매우 큰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인들이 4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스리랑카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기준 전 세계의 정부, 기업 및 가계의 부채 총액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6%에 달한다. 세일라 파자르바시오글루 국장은 “이는 두 차례 세계대전 시기를 제외하면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부국은 저금리와 견조한 경제 성장 덕분에 증가하는 부채에 대처하는 데 별 문제가 없지만, 신흥국들이 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국제 채무상환 유예 프로그램 대상국으로 지정된 저소득 국가 70개국 중 약 60% 국가들이 이미 부채가 부실화됐거나 부실 위험성이 높은 상태라고 IMF는 보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이런 상태에 있는 저소득 국가 비율이 약 30%였다.
 
더구나 최근 몇 년간 저금리 속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연기금과 사모펀드를 비롯해 정부 소유의 금융기관들이 신흥국들의 고수익 채권에 대거 투자를 한 탓에 신흥국을 돕기 위한 노력은 복잡해지고 있다.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은 가장 상황이 안 좋은 국가들이다. 
 
스리랑카는 최근 외채 상환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며 IMF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스리랑카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 대규모 정전 사태, 의약품과 가스 등 필수품 부족 등을 겪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스리랑카의 부채는 총 70억 달러이지만 스리랑카의 외환 보유고는 23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집트는 2016년부터 IMF로부터 약 200억 달러를 빌려, 1980년대 이후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많은 원조를 받았다. 2020년과 2021년에 이집트 정부는 세입의 40% 이상을 부채 상환에 썼다.
 
이집트의 경우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22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고, 유럽연합(EU)은 1억 유로를 지원했다. 경제학자들은 이집트가 앞으로 IMF의 지원을 더 많이 요구할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튀니지는 설탕, 밀가루 등 식량 공급이 바닥나고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임금 지급을 미뤘다. 튀니지 정부는 현재 IMF 지원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S&P 글로벌의 애널리스트인 로베르토 시폰 아레발로는 "거의 모든 국가가 2008년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몇몇 국가들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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