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까지 매년 개발자 6000명, 보안 인력 2000명 부족...빅테크, 비 IT분야 개발자 수요 늘어
  • 최소한의 코딩으로 프로그램 만드는 로우코딩...낮은 난이도와 유연성 갖춰 개발인력 부족 대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전환은 오늘날 기업이 피할 수 없는 물결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업무는 원격체제로 전환됐고, 이를 위한 기술과 소프트웨어 수요가 증가했다. 원격근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은 협업 소프트웨어와 화상회의 솔루션을 도입했고, 기업 주요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겼다.

이러한 변화를 겪으면서 IT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기업 내부에서 클라우드를 운용 및 관리할 수 있는 인력 수요가 늘어났으며, IT 솔루션 개발 기업 역시 기업 수요에 맞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개발자를 늘리고 있다.

기존 디지털 서비스 중심의 빅테크 기업 역시 IT 전문인력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쇼핑이나 여가 등 다양한 소비자 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소비자 경험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신규 서비스 개발과 운영 등이 필요해졌다. 유통, 제조 등 비 IT 분야에서도 이러한 동향은 나타났다. 제조시설이 사물인터넷 기술과 네트워크(연결망)를 만나면서 자동화되고,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스마트자동차 등 미래를 대비해 개발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비대면 사회에서 게임이 대표적인 여가수단으로 꼽히면서 게임 개발사가 일제히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 확보에 힘썼으며, 메타버스가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주목받으면서 개발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지난 202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부족한 인력은 총 1192명으로 나타났으며, 100~299인 규모의 기업에서 인력 수요가 가장 많았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부족한 인원은 총 1090명이며,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됨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력이 부족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향후 5년간 소프트웨어 분야 신규 인력 수요는 35만3000명으로 추산했으며, 공급은 32만4000명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평균 6000명가량 부족할 전망이다.

하지만 인력과 수요기업 사이에 요구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며, 빅테크 쏠림 현상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 SI 업체 개발자는 "내부에서도 '네카라쿠배당토' 같은 빅테크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사람이 많다. 연봉 차도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개인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설립 5년차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최근 사무실을 서울대 인근에서 강남으로 옮겼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개발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출퇴근 등 입지조건이 좋은 곳으로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업계 역시 구인난...보안 담당자 51%가 번아웃 겪어
디지털 전환은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인터넷과 연결했고, 이러한 접점 증가는 사이버공격자의 공격 경로 역시 늘어나게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1년 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데이터 침해사고 경험률은 11.4%로 전년 3.3%보다 늘었으며, 개인정보 침해사고 역시 4.0%로 지난해보다 2.8%p 늘었다.

VM웨어가 2021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업무 과중으로 인해 보안 담당자 51%가 높은 스트레스와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 수급 부족은 업무 강도를 높이고, 해커의 공격에 대한 보안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정보보호 신규 인력 3만6540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신규 공급은 2만5830명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2000여명이 부족한 셈이다. 특히 기업의 정보보호 공시 의무화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지정신고제 확대 등으로 인해 정보보호 인력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연도별 IT 전문인력 수요 및 공급 전망 [그래픽=김효곤 기자]

코딩 없는 개발, 인력난 속 개발 방식으로 주목
소프트웨어 개발 등 IT 전문인력 부족에 따라 간단한 프로그램은 기업 내에서 직접 개발해 운영하는 로코드(Low code) 혹은 노코드(No code) 개발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1년을 이끌 주요 기술 중 하나로 로코드를 꼽았으며,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역시 로코드를 기반으로 하는 조합형 응용 프로그램(컴포저블 애플리케이션)이 2022년 기술 동향 중 하나라고 밝혔다.

로코드란 최소한의 개발 언어(코드)만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전문 개발자가 이미 코드로 작성해둔 소프트웨어 기능을 모듈 형태로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를 서로 조합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마치 레고 블록을 쌓는 것처럼 원하는 형태로 조립한다. 실무 조직이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구성하면, 개발 지식을 갖춘 IT 조직은 이를 최적화하거나 코드를 수정해 맞춤형으로 개발할 수 있다.

노코드는 더 나아가 코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프로그램을 만든다. 실무자는 사내 혹은 외주 개발 조직과 협력하지 않고도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즉시 개발해 사용할 수 있어, 업무 유연성과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실력 좋은 개발자 없이도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어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가트너가 2021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기업 내에서 개발되는 업무용 프로그램 70%가 로코드나 노코드 방식으로 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0년 25%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미 로코드 시장은 국내외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링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로코드 플랫폼 시장은 7억6100만 달러(약 9353억3749만원)로 평가됐으며, 오는 2027년까지 36억4300만 달러(약 4조4775억7487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9.81%다.

국내에서도 로코드 플랫폼 공급이 활발하다. LG CNS는 지난해 노코드 개발 플랫폼 '데브온 NCD'를 무료로 공개했으며, 네이버는 자사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로 코딩 없이 AI 모델을 개발하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AI 기업 딥노이드는 AI 모델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로코드 플랫폼 딥파이를 4월 중 정식 서비스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구글(앱시트), 마이크로소프트(파워앱), 세일즈포스(라이트닝 플랫폼), 오라클(애플리케이션 익스프레스), 서비스나우(서비스나우 플랫폼) 등 웹 서비스와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로코드·노코드 개발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보안 업계에서는 로코드 방식으로 개발한 솔루션은 보안을 취약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상용 소프트웨어와 달리 필요한 기능을 최소한으로 구현하고, 보안 취약점에 대한 점검이나 보완 등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로코드 방식의 프로그램은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해야 하며, 외부에 노출되는 서비스를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할 때는 권한 부여와 인증, 데이터 전송 암호화 등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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