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에 진흙탕 빠진 유럽…기준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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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4-1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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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스태그플레이션 쇼크…정치 불확실성까지

  •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움직임에 러시아 핵 위협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각국 중앙은행이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밟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 경제에 치명타를 가하며, 인플레이션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유럽, 스태그플레이션 쇼크…정치 불확실성까지

4월 1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 테르마히프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파괴된 탱크의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CB는 1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ECB는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3분기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확한 종료 시기는 추후 집계될 자료와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ECB는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7.5%로 목표치(2.0%)의 4배에 육박하지만, ECB는 채권매입을 단계적으로 종료한 뒤 일정 시기가 지난 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의 금리 동결 결정은 미국, 캐나다 등과는 다른 행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오는 5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에 달하는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중앙은행은 최근 0.5%포인트 금리인상을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리는데도 불구하고 ECB가 금리를 동결한 것은 스태그플레이션 쇼크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ECB는 경제 성장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 셈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경제가 코로나19 유행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가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경제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와 관련 "각각의 통화 정책을 비교하는 것은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로 지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많이 노출돼 있고 더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구나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맞붙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크다. 이탈리아 등 부채가 많은 남부유럽 국가들의 차입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부담이다. 
 
전쟁 장기화…러시아 핵 위협까지
러시아가 핵 위협까지 꺼내들면서 전쟁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타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발트해에서 더는 핵 없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는 있을 수 없다. 균형은 회복돼야 한다"며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발트해에 핵을 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적 태도를 견지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론이 달라지면서 나토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에너지도 문제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수출 시장을 유럽 중심에서 아시아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단계적으로 우리의 수출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남부와 동부 시장(동북아 및 동남아 시장) 쪽으로 틀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조만간 핵심 인프라 시설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을 위한 러시아 가스의 합리적 대체 방안은 현재는 없다"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의 공급은 소비자들에게 훨씬 더 비싸게 먹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명백한 사실에도 유럽 국가들은 계속해서 러시아 (에너지) 수입 거부 얘기를 하면서 시장을 불안정하게 하고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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