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료 낮추는 보험사들] 보장성 비중 높이기 위해 예정이율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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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4-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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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정이율 0.25%포인트 인하…보험료 10% 안팎 하락

[사진=픽사베이]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보험사들이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높이고 있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가입자가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가 낮아져 고객 유치에 유리한 만큼,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는 보험사들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 암보험 판매 늘려라…예정이율 높이는 보험사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은 최근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기존 2.25%에서 2.5%로 올렸다. DB손해보험은 올해 초 2.5%로 예정이율을 앞서서 인상했다. 생명보험사들도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예정이율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정이율이 오르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금융소비자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미래에 돌려줄 보험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하는 이자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정이율이 오르게 되면 자연히 보험사들의 예상수익률이 올라가게 되는 것. 보험료의 산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보험료도 자연스레 적어진다. 보험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P) 상승하면 신규 보험료가 통상 5~10% 내려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험사들이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높인 데에는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다. 실제 보험사들은 최근 암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이 앞다퉈 암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8일 합리적 보험료로 암 진단비는 물론 표적항암약물치료, 항암약물방사선치료, 항암방사선치료 3종까지 보장하는 '온라인 표적치료암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일반암 최대 5000만원, 표적항암약물치료 최대 3000만원, 항암약물방사선치료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한다. 암 진단비에 항암치료비까지 추가 보장하는 상품은 업계 온라인채널에서 처음이다. 

또 이 보험은 2세대 표적항암치료비를 보장하는 등 암 발병 이후 후속 치료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다양한 암치료 관련 급부들을 패키지 형태로 묶어 가성비를 높였다.

미래에셋생명은 ‘온라인 뇌심보장보험’도 개정해 출시했다. 기존 뇌경색증,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에 대해 1000만원을 보장하는 가성비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화생명은 암에 대한 시대적 변화는 물론, 보험에 대한 최신 소비 경향까지 모두 반영한 '한화생명 시그니처 암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기존 진단자금 중심의 암보험에서 벗어나 예방과 치료 중심의 보장을 강화했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PET(양전자단층촬영) 검사’ 등의 암 예방과 ‘다빈치 로봇 수술’과 같은 치료 관련 특약 10종과 위험률 14종을 신규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암보험이 아무리 많이 가입해도 암에 걸리기 전에는 아무런 혜택도 받을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암을 예방하면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조기 검진의 증가로 일반암보다 진단 빈도가 증가한 소액암과 유사암에 대한 보장 한도를 최대 7000만원까지 확대했다. 항암 방사선이나 표적약물치료 등과 같은 치료비 보장과 수술, 입·통원의 보장 한도도 대폭 늘렸다.

캐롯손해보험과 출범을 앞둔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암보험 영업 채비를 갖추고 있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말 질병·상해보험을 판매하기 위해 일반보험 기획을 담당할 경력자를 채용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장기인보험 경력자를 뽑은 지 2개월 만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한 번의 가입으로 암 진단에서 재진단까지 보장하는 비대면 전용 신상품을 출시했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특정항암호르몬약물허가치료비, 다빈치로봇암수술비 및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고강도초음파집속술(HIFU)치료비 등 11개의 신담보를 추가해 고객의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 하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손보 역시 암보험 관련 상품 영업을 위한 인력 구성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말까지 보험 신규 사업 장기보상관리를 담당할 5년 이상 경력직원을 채용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암보험을 중심으로 장기인보험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장기인보험이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암·치매·어린이보험 등이 있다. 특히 장기인보험의 경우 타 보험상품 대비 월납 보험료 수준이 높은 데다 납입 기간도 길어 손보업계가 앞다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장기인보험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장기인보험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이와 관련해 보험상품 기획과 개발을 담당할 인력 채용을 진행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채용하는 인력은 장기인보험 등 일반손해보험 분야에서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신상품을 개발할 기획 업무와 이를 기반으로 위험률 산출, 프라이싱 등을 맡을 상품 개발 업무 분야다. 최근에는 신체적 상해나 사업상 재산의 손상을 보상하는 일반보험을 판매하기 위한 담당자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장기인보험 중에서도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어린이보험과 재산보험 등 일반보험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 손보사들 IFRS17 준비 위해 보장성 비중 강화 노력

손보사들이 적극적으로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에는 내년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대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IFRS17이란 오는 2023년부터 보험업계에 새롭게 도입되는 회계제도다. 보험부채(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아두는 준비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부채가 늘어난다. 특히 향후 가입자에게 납입보험료 이상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보험을 많이 보유할수록 보험사의 부채 부담은 늘어난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부채부담이 적다.

이에 주요 보험사들도 집중적으로 장기인보험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주요 손보사 5곳의 장기인보험 매출은 총 3330억원으로 전년 동기(3080억원)보다 8.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보험료(매출) 증가율이 2~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손보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이 1년여 남은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았던 국내 손보사들의 경우 암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 상품 비중 늘리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손보업계의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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