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hy 특별세무조사에 직원 수 십명 투입…전환사채 발행·투자 검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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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기원·장하은 기자
입력 2022-04-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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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최근 hy(옛 한국야쿠르트)에 대한 심층(특별)세무조사를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약 50명을 동원, 세무조사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국세청은 hy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바탕으로 그간 논란이 되어 온 hy와 계열사 간의 전환사채 투자 또는 발행 관련 사안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개연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와 충남 천안공장 등에 직원들을 파견해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등을 확보한 바 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주로 전담하는 곳이다. 주로 기업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관한 혐의 또는 첩보가 있을 때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y 측은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 2018년 이후 약 4년 만에 진행되는 정기세무조사라며 조사4국의 조사 특성을 간과하고 있다. 

실제로 hy 관계자는 “국세청 직원으로부터 정기와 비정기 개념이 같이 있는 세무조사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도 “특별한 목적을 가진 조사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비정기라 할지라도 특별한 목적을 가진 조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비정기 세무조사는 특별세무조사와 맥을 같이하는 용어다. 

다시 말하면 비정기 또는 특별세무조사는 세무조사 통지서를 사전에 발송하는 정기세무조사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국세청 조사4국은 이번 조사에 약 50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예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치조사는 국세청이 회계장부 등을 압수, 일시 보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유사한 개념으로 특별세무조사에서 볼 수 있는 주된 특징이다.

국세청이 hy에 대해 대대적 세무조사를 착수한 정확한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국세청은 hy와 계열사의 전환사채 투자 또는 발행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 해당 부분에 대해 전방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hy와 계열사는 투자와 자금조달을 위해 전환사채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y의 자회사인 NE능률은 YG인베스트먼트와 전략적 제휴에 따라 2018년 2월 ‘YG-IBKC 에듀컨텐츠 밸류업(Value-Up) 펀드’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3월, 5월, 9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주식으로 전환됐다.

hy는 2018년 12월 이사회 결의에 따라 미국 소재 종속회사인 씽크써지컬(Think Surgical)이  발행하는 무보증전환사채에 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도 했다. 

씽크써지컬은 2019년 1월과 2월 중 지배회사에 무보증전환사채 1억3358만 달러, 제 3자에게 62만5000달러를 발행했다.

의료로봇 제조사인 큐렉소의 미국계열사였던 씽크써지컬은 hy가 지난 2011년 지분 21.45%를 인수해 관계기업으로 편입됐다. 이후 씽크써지컬에 대한 hy의 출자 규모를 확대하며 2016년 관계기업에서 2016년 종속기업으로 전환됐다.

hy는 인수 후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씽크써지컬에 투자했지만, 씽크써지컬은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y의 지분법 손실 대부분이 씽크써지컬 몫이다. 씽크써지컬이 전환사채를 발행해 hy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은 배경으로 보인다.

hy는 같은 시기 한국 소재 hy와 미국에 위치한 씽크써지컬 간의 중간 지주사를 제 3국인 싱가포르에 설립, 그 배경에 대해 주목받기도 했다. 

hy는 2019년 씽크써지컬 보유 지분 2454만7468주 전체와 대여금, 현금 등을 출자해 싱가포르 중간 지주사인 HYSG를 세웠다. 이에 따라 씽크써지컬은 hy의 손자회사로 편입됐고 한국(hy)-싱가포르(HYSG)-미국(씽크써지컬)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hy 관계자는 “HYSG 설립은 의료기기, 헬스케어 사업의 해외 확장 및 새로운 투자 유치를 위한 목적”이라며 “싱가포르 회계 기준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깝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hy는 HYSG 설립이 해외 사업 확장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중간 지주사는 자금 추적이 어렵고, 대표적 조세피난처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 설립한 배경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 역시 적잖게 나오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정보는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조사에 나섰다면 그간 논란이 되어 온 것 외에도 과세당국이 확보한 내용 등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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