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180조 규모' 전세대출, 최고금리 5% 근접…과도한 유동성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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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4-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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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전세자금대출이 최근 10년 새 8배 가까이 급증해 작년 말 기준 18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세대출 확대에 따른 유동성 증가세가 장기적으로 국내 주택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이라는 제목의 KB금융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전세대출로 인한 유동성 증가와 그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대출 규모는 최근 10년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2년 당시 23조원에 불과하던 전세대출 잔액은 2016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해 2019년 100조원을 넘어섰고 작년 말에는 180조원까지 확대됐다. 

현재 전세대출은 대부분 보증기관(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진행돼 한도는 높고(80~90%)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 정부도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전세대출 금리 인하와 지원대상 확대 등 지원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세대출이 주택시장에 있어 전세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소 측 판단이다. 전세가격이 높아지면서 임차인의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으나 전세대출이 쉬워지면서 부담을 완화시켜 전세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임차인들 역시 전세대출이 용이해지면서 더 나은 임차주택을 구입하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전세대출로 인해 보증금이 있는 월세시장에도 변화가 야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보증금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늘어난 것. 전국적으로는 지난 2014년을 기점으로 보증금 있는 월세가 전세 비중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전세 수요 증가는 주담대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수요와 맞물려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세대출이 갭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주택 보유자의 전세거주를 통한 투자수단으로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소는 전세자금 대출 확대가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 있음에도 과도한 대출로 인한 유동성 증가와 이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세대출 증가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DSR에 산정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등 전세대출 제한 조건을 신설하거나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강민석 KB금융연구소 부동산연구팀장은 "전세대출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 억제를 위해 전세자금에 대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며 "LTV 규제는 완화하되, DSR 중심의 대출규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전세대출 보증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리스크 부담 없이 대출을 빠르게 늘리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에 한정하되 혜택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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