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3의 소비 물결' 넘실…메타버스서 쇼핑부터 가부키 관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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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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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버스로 돈 버는 시대 열리나

  • "인스타·유튜브보다 더 몰입적인 소비 플랫폼될 것"

일본에서 새로운 소비 물결이 넘실대고 있다. 쇼핑부터 공연 관람까지 메타버스를 통한 각종 소비가 가능해지며, 메타버스가 단순 오락 수준을 넘어 실제 소비가 가능한 비즈니스의 장(場)이 되는 모습이다.
 
백화점 쇼핑부터 가부키 관람까지···메타버스로 돈 버는 시대

메타 가부키, 겐지 메모리스 [사진=metakabuki.studio 인스타그램]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타버스를 통한 다양한 소비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일본 백화점 업계 1위인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HD)는 'Rev Worlds'라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새로운 소비 체험인 ‘가상 이세탄 신주쿠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실제 점포가 아닌 가상현실 속 점포다. 고객들은 VR을 활용한 앱을 이용해 마치 실제 백화점에 있는 것처럼 상품을 보고, 마이크를 통해 점원이나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쇼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가상 이세탄 신주쿠점’은 실제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 1층과 지하 1층 매장 모습을 그대로 가상세계에 옮겼다. 고객들은 아바타를 조작해 가게 안을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고 상품도 구매할 수 있다. 점원들 역시 아바타의 모습으로 고객을 맞는다. 
 
가상 이세탄 신주쿠점이 문을 연 지 1년,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은 1200점 이상으로 늘었다. 더구나 70~80대 고령층 이용자들도 생기며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 미쓰코시 이세탄 디지털 사업 운영부의 나카타 아사히코는 “가상 이세탄 신주쿠점은 온라인 판매와 점포 내 쇼핑을 곱한 제3의 소비 체험을 제공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1990년대만 해도 10조엔(약 99조원)에 달했던 일본 백화점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상 이세탄 신주쿠점’은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실제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는 올해 1분기 3년 만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공연 업계에서도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할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가부키단인 쇼치쿠 주식회사는 지난 1월 헤이안 시대(794~1192년)를 재현한 가상 공간에 가부키 배우의 실사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한 ‘메타 가부키, 겐지 메모리스’를 생중계했다. 일본 고전 문학의 명작인 ‘겐지 이야기’가 첨단 기술을 통해 연출된 것이다. 공연 관람료는 2500엔(약 2만5000원)이었다.
 
메타 가부키 시청자 중 30%는 2030세대였으며 일반적인 공연보다 젊은 층이 많았다. 가부키는 극장 등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간 관람객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관계자는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공연이 중단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스즈키 도모코 히토쓰바시대학 부교수는 “리얼과 디지털의 공간을 넘나들며 생활하는 영화와 같은 세계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메타버스를 통해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점포 각각의 한계를 넘을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점포나 온라인 점포에서 제공하던 가치를 동일하게 제공한다면 메타버스 점포의 의미가 희미해져 버린다”며 “오프라인 자동차 매장에서는 시속 200㎞에 달하는 시승 체험은 불가능하지만 메타버스에서라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즈키 교수는 “브랜드 역사를 시간 여행하거나 장인 등 제작자에게 직접 상품 설명을 듣는 것도 가능하다”며 “점포의 의미가 재정립돼 새로운 고객 체험이 창조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로 촉각까지···인스타그램 넘는 쇼핑 플랫폼될까

패러리얼 오사카 이미지 [사진=히키 홈페이지]

일본에서는 무엇보다 가상현실을 보다 실제와 가깝게 구현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이러한 경쟁은 시각과 청각을 넘어 메타버스 세계를 촉각의 영역으로까지 이끌고 있다.

최근 일본의 스타트업이 메타버스에서 실제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전했다. 주인공인 일본 스타트업 H2L은 팔에 낀 기기가 전기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가상세계에서 현실에 가까운 감각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버스의 아바타가 사용자의 신체 움직임을 모방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가상현실에 존재하는 사물과 그 무게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이 기술은 공을 잡거나 새가 피부를 쪼는 것과 같은 감각을 모방하기 위해 전기 자극을 사용한다.

도쿄에 본사를 둔 H2L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다마키 에미는 "고통을 느끼는 것은 존재감과 몰입감을 높여 메타버스 세계를 실제(세계)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H2L은 지금까지 10억엔(약 99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기업가치는 약 50억엔(약 495억원)으로 평가된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향후 5년 이내에 최대 200억엔(약 1973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마키 CEO는 H2L의 기술이 게임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현실에서 공을 던지거나 잡는 감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유년 시절 부모와 함께 공 던지기 놀이를 했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VR플랫폼 구축 전문 스타트업인 히키는 메타버스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라이브 커머스 행사'보다 더 몰입적인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히키는 5년 내 세계 100개 도시를 메타버스화하는 게 목표다. 실제 도시를 그대로 구현하는 게 아니라 평행세계와 현실세계를 합성한 '패러리얼(parallel·real)'한 도시를 디자인한다. 2021년에는 패러리얼 시부야를 선보였다. 올해는 패러리얼 오사카와 패러리얼 뉴욕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히키가 패러리얼을 통해 제공하는 VR마켓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상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고객들은 상품 구매 외에 놀이기구를 타거나 영화 관람 등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사용자가 값비싼 VR 헤드셋 없이도 손쉽게 메타버스 이벤트 등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히키 등 관련 업계에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같은 시도는 콘텐츠 품질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사야마 모토 WIL 공동창업자 겸 CEO는 "메타버스를 일반 대중에게 보급하기까지는 보안이나 법적인 미비도 많아 생각하는 이상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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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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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요즘 메타버스에 대해서 관심이 참 많은데요 일본에서도 메타버스로 쇼핑부터 가부키 관람까지 할 수 있다니 정말 흥미로운 기사네요 앞으로도 관련 내용 자주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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