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한달] 인플레이션 공포, 경기침체 그림자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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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3-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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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줬다. 특히 전쟁 전부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의 골칫거리였던 인플레이션이 크게 악화했다. 국제유가가 전문가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랐고 곡물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향후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단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단기 국채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로이터는 "미국 국채시장의 가파른 움직임은 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면서 "시장은 연준이 말했던 이른바 '연착륙' 계획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국채시장에서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모두 10년물 금리를 웃돌았다. 특히 연초 이후 지금까지 미국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의 금리 차는 60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나 줄어들었으며, 최근에는 20bp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장단기 금리 차이가 줄어드는 것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정보업체 콘티고의 멜리사 브라운은 "연준이 물가를 낮추면서 경기가 침체하는 것을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높아지는 의구심이 수익률 곡선에 반영된다"면서 "시장은 연준이 과제를 제대로 해낼 수 없을 것으로 보며,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채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MOVE 지수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MOVE 지수는 미국 국채 옵션가격을 기초로 국채 가격의 내재 변동성을 산정한 지수이며, 이 지수의 상승은 미국 국채시장 변동성 확대를 의미한다. MOVE 지수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채권시장의 신호가 꼭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랄프 엑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금리 디렉터는 CNBC에 "역사적으로 갑작스러운 장단기 국채 금리 축소가 경기 침체를 선행한 것은 맞다"면서도 "여기에는 장기간 지연이 생길 수도 있으며,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해 2019년처럼 (인상에는) 매우 신중해질 가능성도 꽤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채권시장은 연준이 자기 할 일을 해 성장을 실제 둔화시키리라 예상하는 것"이라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성장세나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면 그들은 경기 침체를 피하고자 다시 금리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고 잪었다. 

짐 카론 모건스탠리 자산운용 채권 헤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매우 뒤처져 있어 굉장히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도 "장단기 금리 차 축소나 역전은 우연의 일치이지, 경기 선행 신호가 아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금리 상승세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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