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된 산은 지방이전··· 자본시장선 '효율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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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2-03-2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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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DB산업은행]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두고 자본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금융, 산업 구조조정은 물론 최근 비중이 커진 혁신기업 지원 등 산은의 기능을 고려하면 효율성 하락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22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 산은의 부산 이전을 검토할 계획이다. 산은 이전은 부산 지역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윤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 이전인 지난 16일에도 박형준 부산시장과 만나 이전 관련 공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부산행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균형발전을 주된 명분으로 들고 있다. 산은의 기여도가 큰 조선, 해운 관련 기업이 인근에 있어 각종 지원이나 산업 재편 업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윤 당선인 역시 부산 지역 간담회에서 "부울경 지역에는 산업은행의 주요 거래 기업인 조선업이 있고, 부산이 국제금융 중심지로 발전하는 데 산업은행의 국제금융 기능이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산은에서는 반대 기류가 강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인프라와 기술을 갖춰 나가고 금융이 도와줘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된 몰이해 탓에 지역 정치인들이 잘못된 주장을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산은 노조 역시 경쟁력 측면에서 본점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산은 외부에서도 본점 이전으로 인해 업무 비효율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업들은 물론 대부분 금융사가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이전할 경우 협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는 동감하지만 금융업 특성상 네트워크가 집중된 수도권이 업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자칫하면 본사 대신 '서울지점'에 핵심 기능이 모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산은 업무의 무게중심이 구조조정에서 혁신금융으로 이동한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동걸 회장 임기 동안 산은은 신산업 육성을 목표로 다수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를 지원해왔다. 지난 2016년 시작된 KDB넥스트라운드는 국내 주요 유니콘 기업들이 참여하며 대표적인 투자유치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혁신기업 지원을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 네트워크가 중요한 만큼 지방 이전이 결정될 경우 업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마켓컬리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KDB넥스트라운드를 통해 컬리의 투자유치를 돕는 것은 물론 지난 2020년에는 300억원을 대출 형태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걸 회장이 직접 컬리 본사를 방문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밝은 한 시장 관계자는 "산은 측에서 초창기부터 컬리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성장을 도왔다"며 "사업이 궤도에 오른 후에도 대출을 통해 지원한 것은 물론 이 회장이 본사에 직접 방문하면서 화제가 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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