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강남 재건축 대장주 '대치 은마' 어디로?...오세훈발 훈풍에도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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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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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서울 정비사업계에는 훈풍이 불고 있지만 강남구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재건축조합 결성을 놓고 주민 간 내홍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정비사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17일 주민총회를 열어 새 집행부를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해당 선거는 2월 2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선관위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일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추진위원장 선거에는 최정희씨(40·여)가 단독 후보로 출마한 상태다. 

다만 이번 선거를 두고 은마아파트 소유주들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이후 사업 진행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단독 출마한 최정희씨는 은마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 중 한 곳인 '은마반상회'를 주도하며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와 또 다른 비대위인 은마아파트소유주협의회(은소협) 등은 선거 진행에 대해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은마아파트 선거는 기존 집행부를 이끌었던 이정돈 추진위원장이 지난해 9월 은마아파트 소유주 10분의 1 이상이 발의해 개최된 주민총회에서 해임 결의되면서 시작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해임 총회에 대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총회결의무효확인 등 소송을 진행 중이기에 '직무 정지' 상태며, 추진위는 조직 내 연장자 순으로 추진위원장 직무대행을 세워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아직 해임 총회 관련 소송에 대한 판결이 나지 않았음에도 (은마반상회 측이) 각종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밀어붙이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추진위원장은 주민들 모두의 공감과 승인을 얻어야 하는 자리인 만큼 여러 사람이 후보로 나와 주민들이 선택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그간 (반상회가) '인디언 기우제'(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일을 진행해왔던 만큼 이번 선거가 성사되지 못한다면 또 여러 이유를 붙여 선거를 재연기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은소협 관계자 역시 반상회가 그간 여러 차례 관련 규정과 절차를 무시해왔다고 지적하며 은마반상회 측 선거 추진 과정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은소협 측은 앞서 지난달 선거일을 앞두고 발의서 재사용을 문제 삼아 법원에 총회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기각했다. 이후 은소협은 지난 4일에도 선관위 측 절차 위반 문제로 재차 총회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관계자는 "지난해 선거 당시 반상회 측에서 절차를 무시하며 밀어붙였던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선거 역시 나가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판단해 은소협은 출마하지 않았다"면서 "앞선 1차 가처분신청 기각이 지난달 25일에 나왔기 때문에, 은마반상회는 예정했던 2월 28일 선거 총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의 선거 연기가 코로나19는 핑계일 뿐이며 실제 이유는 선출 동의 성원이 모자라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했다. 

​관할 구청인 강남구청은 이번 선거에 대해 "총회 효력 유무는 행정청이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며 "(내부) 다툼이 있으면 사법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같은 내홍으로 은마아파트의 도시정비계획안 상정은 미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25일 서울시는 강남구청을 통해 제출받은 은마아파트 '정비구역 지정 조치계획'에 대해 수정 보완을 통보했다. 

임대주택 면적 확대와 상세 교통계획서 등을 보완하는 것을 요지로 하지만 일각에서는 추진위원장 해임 소송 등으로 내부의 불안한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제기하고 있다. 

1979년 준공돼 올해 43년 차를 맞은 은마아파트는 2003년 추진위를 설립했으며, 2010년 안전진단 통과 후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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