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법정 처리기한보다 33일 앞당겨 받으면서 강남구가 운영하는 '재건축 신속화합(TF)'이 주목받고 있다. 압구정과 대치동 등 재건축 단지들이 '제2의 은마'를 기대하는 가운데, 신속 인허가 모델이 다른 사업장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6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에서는 재건축 57곳을 포함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은마아파트는 이달 초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으며, 신청 후 실제 인가까지 27일이 걸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법정 처리기한인 60일보다 33일 빨랐다.
이번 신속 인가의 배경에는 강남구청이 운영 중인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 TF'가 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TF는 구청장을 단장으로 도시환경국장이 운영총괄, 재건축사업과장이 실무총괄을 맡는 구조다.
TF는 신속추진반과 현장소통반, 신속추진 전문가 지원단으로 구성된다. 신속추진반은 도로과장, 치수과장, 공원녹지과장 등 9명이 참여해 사업 추진 과정의 행정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한다. 현장소통반은 재건축 파트너스 운영과 주민·조합 상담, 갈등 조정을 담당하며, 전문가 지원단은 변호사와 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 40명이 분쟁 조정과 전문 상담을 지원한다.
강남구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전부터 통합심의 결과와 관계기관 협의 사항을 사전에 분석해 예상 쟁점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신청 접수 이후에는 약 80개 관계 부서와 기관이 동시에 협의를 진행했고, 보완 사항도 즉시 조합과 공유하며 신속하게 보완을 마쳤다. 이 같은 사전 준비와 병행 협의가 인가 기간 단축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강남구청이 이달 공개한 정비사업 추진현황 자료를 보면 사업장별 진행 속도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앞둔 단지는 도곡우성(2025년 3월 31일), 개포우성6차(2024년 4월 24일), 개포우성7차(2024년 2월 2일) 등으로, 조합설립인가 이후 각각 약 1.3년에서 2.5년가량 다음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장도 적지 않다. 논현동현은 지난 4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아 조합설립인가를 준비하고 있으며, 대치미도와 개포현대2차도 올해 3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은마아파트처럼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빠르게 이어지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 셈이다.
압구정과 대치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도 은마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은마아파트를 보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아직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관계자는 "TF가 운영되고 있지만 재건축 속도가 빨라졌다는 실질적인 체감은 아직 느끼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은마아파트의 상징성을 고려해 행정력이 집중된 측면이 있는 만큼 모든 사업장에 동일한 방식의 속도전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사업장마다 규모와 이해관계, 협의 대상 기관이 다른 만큼 속도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재건축 속도전을 위한 자치구 차원의 지원이 확산되는 가운데 양천구도 목동 재건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양천구는 민선 8기 들어 도시발전추진단을 신설해 도시정비포럼과 찾아가는 정비사업 컨설팅 등을 운영하며 민·관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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