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위치한 부품 생산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폭스바겐, BMW, 포르쉐 등 유럽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와이어 하니스 등 자동차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세계 2위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공급사가 전쟁으로 파괴돼, 부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달 후반 독일 내 핵심 공장을 세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부품 수급난에 포르쉐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BMW도 성명을 내고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생산 중단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부품 공급 업체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서부에는 와이어 하니스 등 주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데, 이번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들 공장들은 문을 닫게 됐다.
실제 자동차 부품업체인 레오니는 “러시아 공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공장 두 곳이 가동을 중단했다”며 “생산 차질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오니는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특히 배선 뭉치라고 불리는 와이어 하니스는 자동차의 신경망으로 통한다. 차량의 여러 전기 장치에 연결되는 케이블 등의 배선을 묶어 각 시템으로 전기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기에, 해당 부품 없이는 자동차 생산이 불가능하다.
그간 유럽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에 와이어 하니스 공장을 설립해 제품을 생산·수출해왔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숙련된 기술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독일 등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빠른 배송도 가능해서다. 실제 독일 크롬베르크&슈베르트, 포시너, 프레틀, SEVN과 함께 일본의 야자키 등 다수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우크라이나에 와이어 하니스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와이어 하니스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수출하는 가장 중요한 자동차 부품이라고 분석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 통계에 따르면, 22개 자동차 회사가 6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우크라이나에 38개 공장을 설립했고, 이들 공장은 우크라이나인 6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적인 예로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앱티브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2개 공장의 생산 시설을 옮기는 데 수 개월을 소요했다.
오토포어캐스트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자동차 업체들은 중단기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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