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동참하는 빅테크들...머스크는 직접 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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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강일용 기자
입력 2022-03-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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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총리 요청에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하는 스페이스X

  • MS는 빅테크 최초로 전쟁 반대 선언...유튜브·메타는 러시아 채널 수익 금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서방 국가에 이어 빅테크 기업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링크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직접적으로 돕는 등 지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러시아가 당초 세운 사이버 전쟁 계획이 상당수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하는 스페이스X···인터넷 불통 막는다

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지난달 27일부터 우크라이나 지역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링크 접속을 위한 더 많은 중계기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혁신부 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에게 도움을 요청한 데 따른 대응이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머스크에게 "당신이 화성 식민지를 추진하는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 당신의 로켓은 우주로 향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로켓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제공해 달라"고 호소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은 러시아군의 파괴 공작으로 통신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요 인터넷 사업자(ISP)인 기가트랜스의 인터넷 연결률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사실상 모든 통신망이 마비됐다. 아직은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문제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우크라이나 전역의 유·무선 통신망이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가 이렇게 우크라이나 통신망 마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쟁 상황이 SNS 등을 통해 전 세계에 공유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쟁 초기부터 많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자신들 피해 상황과 러시아군 진군 정보 등을 전 세계에 공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러시아 정부는 의도적인 '가짜뉴스'를 만들어 상대방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심리전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 상황에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인터넷 연결을 제공할 수 있는 스타링크가 대안 통신망으로 우크라이나 정부를 포함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페도로프 부총리는 스타링크에서 제공받은 한 트럭 분량의 중계기를 트위터로 공유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방송국과 민간에 제공함으로써 전쟁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민간 위성발사·우주여행과 함께 추진 중인 양대 주력사업이다. 총사업비 100억 달러를 투입해 2025년까지 지구 저궤도에 1만2000대, 장기적으로 총 4만여 대의 통신위성을 쏘아 올린 후 이를 활용해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지구 전역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전시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해 우크라이나 인근 저궤도 위성을 현지에 집중시켜 빠르게 서비스 지역에 포함시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빅테크 최초로 전쟁 반대 선언한 MS

마이크로소프트(MS)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주권 존중과 국민 보호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식적으로 전쟁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빅테크 기업은 MS가 처음이다.

MS는 '디지털 기술과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에 문제를 제기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MS의 협력,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술적·인도적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최고법률책임자(부회장)는 이 글을 통해 "MS에서 일하는 우리 모두는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이고 불법적이며 부당한 침략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것은 잘 드러나지 않는 컴퓨터 네트워크상 사이버 공격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허위 정보 유포이자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나타나는 끔찍한 이미지가 함께하는 운동이자 디지털 전쟁이 됐다"고 밝혔다.

MS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와 전차 이동을 몇 시간 앞두고 '마이크로소프트 위협정보센터'에서 우크라이나의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새로운 공세의 조짐과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이 탐지됐다고 밝혔다. MS는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가 '폭스블레이드'라는 새로운 악성코드를 이용한 공격을 식별·방어하도록 도왔고 이후 군·방산·공공 부문을 노린 공격의 위협정보와 방어 조치에 필요한 정보를 우크라이나 관료들에게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우리는 금융, 농업, 응급의료서비스,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 에너지 분야 조직과 기업을 포함하는 우크라이나 민간 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최근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민간 부문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은 제네바 협약 차원에서 심각한 우려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 각각에 대한 정보를 우크라이나 정부와 공유했고 유럽의 나토 관료들, 워싱턴의 미국 관료들과 적절한 정보를 계속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S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러시아 정부의 국가 선전 활동을 지원하는 콘텐츠와 광고가 차단됐다. 스미스 부회장은 "러시아 국가 선전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취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고 우리 플랫폼이 부주의로 이러한 작업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럽연합의 최근 결정에 따라 MSN을 포함한 MS 스타트 플랫폼은 'RT'와 '스푸트니크' 콘텐츠를 표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MS의 윈도 앱 스토어에서 RT 뉴스 앱이 제거됐고 MS 검색 엔진 '빙'의 검색 결과에서는 이들 웹사이트가 후순위로 표시되며 이들 광고는 표출이 금지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구글·메타·트위터는 러시아 광고 수입 막아···가짜뉴스 유통 방지 초점

구글, 메타(페이스북), 트위터 등도 러시아가 운영하는 주요 온라인 채널에 대한 간접적인 제재에 나섰다. 다만 세 업체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는 등 러시아 제재보다는 가짜뉴스 유통 방지에 더 주력하는 모양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은 러시아 국영 미디어 '러시아투데이'를 포함한 여러 채널이 웹사이트, 앱,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는 것을 금지했다. 러시아가 국영 매체 등 26개 유튜브 채널 광고로 얻어온 수익은 최소 700만 달러(약 84억원)에서 최대 3200만 달러(약 386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구글은 향후 러시아 국영 언론사가 자체 웹사이트와 앱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구글 애드센스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러시아 매체는 구글 도구를 통해 광고를 구매하거나 검색, 지메일 등 주요 구글 서비스에 광고를 게재할 수 없다. 이는 광고를 활용한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튜브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따라 러시아 채널은 추천 항목에 더 낮은 빈도로 등장하게 됐다.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에 따라 러시아 채널에는 우크라이나 IP로 접속할 수 없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메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러시아 국영 매체가 글로벌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플랫폼의 사용자 보호조치를 계속 공유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특정 사용자의 친구 목록을 보고 검색하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제한해 전쟁 피해자 발생을 예방할 계획이다.

트위터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광고 게재를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공공 안전을 위한 정보가 특정 국가의 광고로 인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가짜뉴스가 퍼지지 않도록 관련 정보 모니터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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