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우크라] 패닉 휩싸인 우크라, "푸틴 행보 불확실…정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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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2-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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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대피 등 만일의 사태 대비

  • 친러 반군은 '역병'…"이땅 황무지로 만들어"

  • 우크라 정부 "푸틴 다음 목적 NATO 회원국…미국 적극 개입해야"

우크라이나가 온통 전쟁의 공포에 휩싸였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분쟁 지역이던 돈바스에서 반우크라이나 독립국의 존재를 승인하면서다. 명목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지만, 러시아가 사실상 해당 지역을 전쟁의 전초기지로 삼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러시아가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을 노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우리의 상황이 이제야 알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년 간 이어져 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뒤늦게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 
 
“푸틴 다음 행보 불확실…정말 두렵다”
22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 분위기는 절망적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에 거주하는 회계사 올가 페레베르페바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두렵다”며 “우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는 불확실하다. 러시아군이 돈바스(도네츠크주·루간스크주) 지역만 침공할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전역을 침공할지는 현재로서 아무도 모른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사는 의사 이리나 솔로드카는 “주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신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두려워하고 있다”며 “일부는 (대피를 위해) 작은 여행 가방을 챙겼다”고 CNBC에 말했다.
 
최전방인 돈바스에서는 격렬한 포격이 계속되고 있다. 지리적으로 러시아 국경에 인접한 돈바스 지역 내 친러 분리주의자들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8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이들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해왔다. 2019년에 나온 유엔 통계에 따르면 분쟁이 시작된 2014년부터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발생한 사망자만 1만명이 넘는다. 

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미하일 카라블린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친러 반군을 '역병'이라고 칭하면서 “친러 반군은 총을 들고 와서 이 땅을 황무지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인근 최전방 보병전투차량 근처에 우크라이나 군 장병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 "미국 등 서방 국가 적극 개입해야"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 사회가 대러 제재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CNN에 미국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지난 1994년 세계 3위 규모의 핵무기를 포기했다”며 ”우리는 특히 미국이 제시했던 안전 보장을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푸틴 대통령은 유럽 대서양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하면 푸틴의 다음 목적은 또 다른 NATO 회원국 중 한 곳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우크라 사태의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동맹(나토, NATO)이 되느냐, 아니면 소련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의 아래로 들어가느냐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에서 독립한 후 내부에서 친러-반러 세력 간 투쟁이 이어져왔다. 지리적으로 러시아에 가까운 동부지역은 친러 성향이 강하고, 서부는 친서방 서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말한 데서 알 수 있듯,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속해야 한다는 확신에 차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독립 국가로서 존재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 다음 날 아침,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세계가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깨닫는 것에 기뻐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8년간 이어져온 푸틴의 야욕이 이제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
 
키예프에 거주하는 니나 바실렌코는 “러시아 군대는 오래전부터 그곳(돈바스)에 있었다”며 “푸틴은 민주주의와 외교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CNN에 말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서방국가들은) 러시아와의 분쟁을 원치 않고, 석유와 가스를 얻기만 원했다. 정의는 그저 구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서부지역 흐멜니츠키에 사는 카테리나 체레파노바는 “지금이 서방세계가 우리를 도울 좋은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NATO에 가입시키거나 러시아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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