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해지하는 서울 '청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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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2-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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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을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로또 청약·높은 대출 문턱에 관망세

  • 당첨가점 떨어지고 미분양도…지역별 청약 양극화 할 것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청약 통장을 해지하고 그 돈을 포함해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온 대출)'로 집을 샀습니다. 10년 정도 가입한 통장이라 아쉽지만 청약은 어려울 거 같아서요."(서울 동작구 거주 33세 김모씨)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서울에서 두 달 연속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등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워낙 높은 청약 경쟁률, 높은 분양가 등으로 '청포족(청약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646명, 7852명 줄었다.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5년 3월과 2019년 12월, 지난해 11월과 12월 등 네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기준으로도 서울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623만5865명으로 전달(623만5814명) 대비 5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재 청약통장 가운데 신규 가입이 가능한 유형은 종합저축뿐이다. 신규 가입이 되지 않는 3가지 유형(청약저축, 청약부금, 청약예금)에서는 이탈이 더 많았다.
 
서울 청약통장 가입자가 51명 늘어나는 동안 더 이상 가입되지 않는 통장은 2051개나 사라졌다. 지난달 서울에서 청약통장을 써야 하는 아파트 단지가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 한 곳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사례보다 자발적으로 해지한 사례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에서 청약 인기가 식었다기보다는 높은 경쟁률로 인한 '청포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수요자들이 청약을 망설이며 청약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잔금 대출도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연 소득 40%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당첨돼도 자금을 마련하기가 까다롭다.

전국적으로도 청약 인기는 조금씩 식어가고 있다. 당첨 가점이 떨어지고 경쟁률이 감소하고 있으며 미분양도 늘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만7710가구로 같은 해 11월(1만494가구)보다 25.7%(3616가구) 증가했다.
    
여경희 연구원은 "분양가가 높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으며, 입지 조건이 좋지 않은 일부 지역은 수요 자체가 줄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청약 인기도 지역에 따라 양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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