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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서울대학교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



  
세계는 지금 초변화 대전환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 변화, 세대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혁명,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등 모든 분야에서 전대미문의 엄청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 초변화에 여하히 대응하느냐에 기업은 물론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다.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대한 대응의 핵심은 기술 혁신이다. 기업은 테크기업이 되어야 살 수 있고, 국가는 테크국가가 되어야 살 수 있다. 세계 패권을 건 미국과 중국 간 피나는 경쟁도 무역 전쟁을 넘어 기술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기술력이 기업과 국가의 명운을 결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만드는 혁명이다. 인터넷을 통한 사물의 연결을 의미하는 사물인터넷(IOT)이 5세대 내지 6세대 통신(5G·6G)을 통해 모든 사물의 초연결이 이루어지면서 얻게 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초지능 AI가 처리하여 새로운 부가가치와 성장동력을 창출하게 된다. 미래 기술 트렌드를 제시하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는 2020년대 10년을 ‘데이터의 시대’라 정의하며 초연결과 데이터, AI가 만드는 사물지능 역량이 이 시대의 성공 요건이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과 성공은 AI, 데이터, IoT, 5G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 역량에 달려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 ESG 혁명도 기술 혁신이 성공 요건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새로운 세계 규범이 된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과 소비자의 주류로 부상한 MZ세대의 친환경 성향이 ESG의 첫 번째 관점인 환경(E)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환경 관점에서 중요한 핵심은 단순한 환경 보호나 친환경 캠페인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하여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 구성원 참여의 경영활동이란 점이다. 즉, 신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기술, 폐기물 처리 등 환경 기술, 자원 절약 및 재활용 등 순환경제 기술, 수소 기반 수소경제 기술, 기후위기 대응 기술 등 기술혁신이 ESG 중 환경 측면의 요체인 것이다. ESG의 두 번째 관점인 사회(S)도 사회공헌이나 사회적 책임과 같은 수동적 활동이 아니라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나 사회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적극적 활동이 되어야 한다. 즉, 사회가 추구하는 비전인 건강한 사회, 스마트한 사회, 안전한 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 성장하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혁신이 핵심이다. 난치병 치료 신약 개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등 건강한 사회 구현,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 등 안전한 사회 구현, 스마트홈, 스마트 시티 기술 개발 등 스마트한 사회 구현 등이 좋은 예다. 사회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를 실현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 존경을 동시에 얻으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얻게 되는 것이다.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세계 기술패권 전쟁도 갈수록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중국 GDP가 미국의 70%에 육박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전쟁은 대중 무역적자 시정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사실상 실패하였고 오히려 동맹국들의 불신을 자초하였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작년 초 출범하자마자 일본, 호주, 인도와 쿼드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과 미·일 무역파트너십(USJC), EU와 미·EU 무역기술위(TTC)를 출범하며 동맹·우방국과 협력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기술 전쟁으로 전략을 전환하였다. 미국 상원을 통과한 미국혁신경쟁법도 무역과 기술을 통한 중국 제재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무역 원활화,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경제, 탈탄소 청정에너지, 인프라 협력 등을 골자로 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추진하여 다자 협력을 통해 미·중 간 기술 전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초변화 대전환 시대 대응과 함께 미·중 기술패권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생존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제 국가 명운을 걸고 독자적 기술력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우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먼저 대한민국의 테크국가화, 우리 기업의 테크기업화, 우리 국민의 테크국민화가 필수적이라는 국가적 공감대 조성과 실행이 중요하다. 세계적 기술력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장기간의 투자를 통한 과학과 기술의 시너지와 축적에서 나온다. 과학기술 강국은 과학기술인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행정부, 국회, 사법부부터 모든 기업과 기관,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의 과학기술 인식 제고와 역량 강화를 통해 가능하다. 대선 때마다 등장하는 과학기술 부총리제와 같은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혁신은 과학기술 강국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으나 필요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과학기술 부처에 집중된 과학기술 정책이 아니라 전 부처가 참여하여 국정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부터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테크 리더가 되려는 인식과 부단한 노력이 중요하다.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에 이기기 위한 과학기술 중심 국정 운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원을 포함한 최고 지도자 그룹이 AI, 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핵심 기술에 대해 장시간 집중적 집체학습을 소화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작년 말 교체된 18개 성의 당서기 중 15명이 이공계 출신이고 이들 중 13명이 석·박사 학위를 가진 과학기술 전문가라는 이야기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테크국가화, 테크리더화, 테크기업화, 테크국민화를 위한 국가적 공감대 조성과 함께 과학기술 강국에 필수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역량 확보를 위한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기업인, 공무원, 일반 국민까지 전 국민의 재교육을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민·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혁신 스타트업·벤처기업 육성 등 혁신 성장을 가속해야 한다.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대한 대응은 물론이고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및 기술혁신 생태계의 분리를 의미하는 미·중 디커플링 속에서 우리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회피하고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과학기술 중심 국정 운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과학기술 강국을 통한 대한민국의 살길이다.



주영섭 필자 주요 이력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산업공학박사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사장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중소기업청장 △한국디지털혁신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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