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 "새로운 종류의 지식 갖춘 인재 배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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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2-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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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형 총장 취임 1주년 간담회 개최

  • 과기의전원·뉴욕 캠퍼스 등 중점 전략

  • 창업지원 통해 가치 10조 벤처기업 육성

이광형 KAIST 총장이 2월 15일 간담회를 열고 그간 성과와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사진=KAIST]

"KAIST가 그간 세계 일류대학이 되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 그 뜻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50주년을 맞아 뜻을 세우고 일류대학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이광형 KAIST 총장의 말이다. 이 총장은 15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을 뒤따르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타파하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길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이 총장은 'QAIST'를 미래 50년을 위한 신문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질문하는 창의인재(Question), 선진 연구(Advanced research),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기술사업화(Start-up), 신뢰가치(Trust) 등을 내세우는 운영 전략이다.

그간 KAIST는 이 전략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인문학을 기술과 융합하는 창의인재 육성에 힘썼다. 성악가 조수미를 석좌교수로 임명해 공연예술과 ICT 융합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와도 협력해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연구소 하나당 벤처기업 하나라는 문화를 장려하면서 2021년에는 65건의 창업도 달성했다.

이 총장은 이를 로켓 발사에 비유했다. 지금까지 해온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로켓을 높은 고도에 올리는 1단 추진체였다면, 이제는 한 층 더 올라서는 2단 발사 단계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등 인간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먼저 인간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인문학을 강조해왔고, 문화예술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학생의 생각 폭을 넓히도록 해왔다.

올해부터는 중점 추진 사업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을 설치하고, 뉴욕과 평택에 새 캠퍼스를 조성하며, 기술사업화 지원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선 바이오 의료 산업에서 전문가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과 의학을 융합하는 석박사 통합 과정을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진단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임상의학이 아닌, 바이오 헬스 산업을 위한 기초의학 전문가를 배출한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연구하는 의사'다.

이 총장은 "과기의전원 출신은 기존 의사와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다. 의과대학원과 달리 교육 과정의 1/3은 공학을 가르칠 계획이다. 미래에는 의료 데이터베이스와 디지털 헬스케어 등 엄청난 시장도 기대된다. 의사 말고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여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약 4400억 달러 규모며, 바이오 헬스 시장은 1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 때문에 규모가 작은 반도체 시장을 넘어 더 넓은 시장으로 진출하자는 의미다.

KAIST는 지난해 12월 'KAIST 홀딩스'도 설립했으며, 올해부터 기술을 통한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 출원과 등록, 창업지원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과거 교내 창업이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사업화를 생각하는 방식이었다면, 향후에는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시장에 맞는 연구를 기획하고 즉시 활동할 수 있는 창업을 장려할 계획이다.

2031년까지 출자기업 10개를 코스닥, 2개를 나스닥에 상장해 기업가치 10조, 기술료 수입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를 통한 재정자립 역시 기대하고 있다.

신규 캠퍼스 설립도 올해 중점 전략 중 하나다. 우선 뉴욕 캠퍼스는 해외 우수인재를 유치하는 것은 물론, 국내 인재가 해외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초기지다. 캠퍼스간 인적자원 교류로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기술사업화와 연계해 나스닥 등 해외 시장에 상장하는 것도 이를 통해 지원한다.

이 총장은 "MIT와 비교했을 때 우리 학생이 재능이나 열정이 뒤처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상력, 꿈, 자신감은 적다. 꿈을 크게 하려면 더 큰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며 "생텍쥐페리는 아이에게 배를 만들게 하려면 기술이 아닌 넓은 바다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학생이 세계시장을 지배하려면 꿈을 크게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5년 개교를 목표로 평택에 조성하고 있는 신규 캠퍼스에서는 반도체 산업 인력을 양성한다.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연계해 차세대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실험·실습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일각에선 우리가 경쟁하려는 수백년 역사의 대학을 누르고, 정상에 오를 수 있겠느냐고 우려한다. 이러한 의식을 개선하는 것부터 함난한 여정이라 생각한다"며 "항해 중 폭풍을 만나면 선원들은 폭풍이 아닌 선장의 얼굴을 본다. 선장이 확신을 가지고 이끌어가면 선원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KAIST를 일류대학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리 스스로 믿으면 된다. 학생, 교수, 임직원 등 구성원과 함께 한국이 기대하는 세계 1위 대학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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