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부터 연구...실현 가능한 수준 도달해 환경, 금융, 우주, 의료 등 다양한 분야 활용 전망
  • 암호체계 위협하는 '쇼어 알고리즘' 1994년 등장...양자컴퓨터 도입되면 알고리즘 실현 가능

주요 양자컴퓨터 기업과 기술 현황[그래픽=김효곤 기자]

컴퓨터는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끼리보다 크던 컴퓨터는 스마트폰처럼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로 줄었으며, 연산능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네트워크 기술 발전은 여러 컴퓨터를 하나로 묶어 성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일상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성능 발전에도 불구하고, 기존 컴퓨터로는 처리가 어려운 문제들이 등장했다. 다양한 가능성을 포함해 기후변화를 예측하거나,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등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거대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특화한 컴퓨터다. 금융분석과 투자 최적화, 인공지능 개선 등은 물론, 분자 구조를 연구하는 양자화학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임러 AG는 이를 기반으로 리튬-황 배터리 화학적 구조를 최적화해 배터리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며, JP 모건 체이스는 거래전략 개선과 재무 리스크 분석을 위해 양자컴퓨터를 연구 중이다.

이 개념은 50여년전에 등장했다. 1981년 IBM과 MIT가 개최한 컴퓨터 물리학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자연은 양자화돼있으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양자컴퓨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존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0과 1로 이해하고, 계산·처리하며, 이 단위를 비트(bit)라고 부른다. 1비트는 두 가지 상태 중 한가지로 표시된다. IBM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기존 컴퓨터와 달리 0과 1이 공존하는 큐비트(qubit, quantum bit)가 기본 단위다. 양자중첩과 양자얽힘 개념을 통해 0과 1을 00, 01, 10, 11 등이 중첩된 상태다.
 

구글이 선보인 시커모어 양자컴퓨터[사진=구글]

IBM은 2016년 5월, 5큐비트 수준의 범용 양자컴퓨터를 발표하고, 2021년에는 127큐비트 이글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구글은 2019년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칩을 발표하면서 기존 슈퍼컴퓨터로 푸는데 1만년 걸릴 과제를 약 200초만에 풀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역시 지난해 66큐비트 수준의 양자컴퓨터를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스타트업 아이온큐는 초저온에서 작동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상온에서도 작동하는 32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선보였다.

현재 이 분야에서 많은 기업이 '양자우월성' 도달을 위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양자우월성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슈퍼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단계를 말한다. 큐비트가 증가할수록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복잡한 문제를 탐구하기 위한 실험이 가능해진다.

IBM은 1000큐비트 이상의 양자 시스템이 개발되면 슈퍼컴퓨터를 완전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오는 2023년까지 1121큐비트 프로세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구글은 이미 2019년 발표한 53큐비트 양자컴퓨터칩으로 양자우월성에 도달했다고 발표하고, 2029년까지 완전한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은행과 금융 부문에서 양자컴퓨터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정부 주도 연구와 투자도 늘고 있어, 세계 양자컴퓨터 시장이 2026년까지 연평균 30.2%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정보 처리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IBM은 양자컴퓨터에 대해 기존 컴퓨터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닌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계산 등 기존 컴퓨터로 다루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상호 보완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양자컴퓨터 칩이 작동하기 위해 초전도현상을 유지하려면 영하 273도로 낮추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며, 이를 유지하는 비용도 부담이 된다. 이에 따라 특수목적을 위해 기업이 직접 양자컴퓨터를 보유하는 방식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QCaaS)도 새롭게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IBM Q시스템원. 구글과 IBM 모두 실제 사용 시에는 온도를 유지하고 자기장 등 외부 요소로부터 컴퓨터를 보호하기 위해 원통형 차폐막을 씌운다.[사진=IBM]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보안 위협, 기존 암호가 무너진다
양자컴퓨터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악용한 사이버공격 우려 역시 커졌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연산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RSA로 대표되는 기존 암호화 기술 체계를 무력화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 이론 컴퓨터 과학자 피터 쇼어는 기존 암호화 기술 체계를 해독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을 1994년 발표했다. 이른바 쇼어 알고리즘의 등장이다. 기존 암호는 인수분해와 이산대수 등의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쇼어 알고리즘은 소인수분해를 아주 짧은 시간에 계산을 마칠 수 있다.

오늘날 RSA 기술은 인터넷 뱅킹, 전자상거래,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송 데이터 내용을 보호하거나 전자서명에 쓰인다. RSA 기술을 통해 암호화된 메시지는 이를 전송받는 사람만 내용을 볼 수 있다. 데이터가 유출되더라도 암호화된 상태에서는 타인이 내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하지만 보안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1만큐비트 수준의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쇼어 알고리즘 등을 이용해 기존 암호를 해독하는 양자취약성이 도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인증보안기업 디지서트가 2019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IT 의사결정권자의 71%가 오는 2025년까지 양자컴퓨터를 통해 기존 암호화 알고리즘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이르면 올해부터 일반 기업에도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과거 유출된 암호화 상태의 데이터 역시 이후에 해독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양자내성암호(PQC)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다. KISA에 따르면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안전한 공개키 기반 기술이다. 직역하자면 양자컴퓨터 시대 이후 암호기술로, 양자컴퓨터에 대응해 다양한 변수를 만들고 해독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은 각각 암·복호화와 전자서명 분야에서 양자내성암호 표준 기술(미국 2개, 유럽 5개)을 선정했으며, 국내에서도 서울대학교와 국가수리연구소의 알고리즘 2개를 표준으로 지정했다. KISA는 이 두 가지 알고리즘을 국내 보안기업 솔루션에 적용한 바 있으며, 실제 사용 환경에서 성능이 일부 저하되지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추가적인 테스트와 개선이 필요하지만, 향후 여러 상용 제품에도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사 역시 개발에 적극적이다.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와 협력해, 양자내성암호 표준 기술을 광통신 장비에 접목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 국가정보원 등과 양자내성암호연구단을 출범하며 해당 분야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말 자사 양자키 분배(QKD) 기반 암호화통신 기술이 유럽전기통신표준화기구에서 산업표준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양자 키 분배는 암·복호화에 필요한 키를 양자기술로 생성하는 방식으로, 양자내성암호와 함께 양자시대 대표 보안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밖에도 양자내성암호 기반 서비스 개발 등 기술 범위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 역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안전한 통신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술 대중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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