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지는 中간편식 시장···광둥성은 '밀키트 천국'
  • '혀끝의 공방'·'코끼리 셰프' 등 간편식 브랜드
  • 제1호 간편식 상장기업 '탄생'···주가 '상한가'
  • 집콕·혼밥 문화 확산에···젊은층 수요 폭발적
포탸오장(佛跳牆·불도장). 고기 못 먹는 스님이 유혹에 못 이겨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뜻으로, 그만큼 맛있는 요리다. 해삼·전복·송이버섯 등 최고급 식자재로 만든 중국 푸젠성 지역의 최고로 귀한 보양식이다. 식당에 가서 먹으면 우리 돈 1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귀한 음식이라 중국 요식업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릴 정도다. 

그런데 이제 이런 고급 보양식을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다. 중국 저가 온라인쇼핑몰 핀둬둬에서는 1인분씩 포장된 불도장 간편식 반조리 제품을 단돈 9.8위안에 파는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중국 제몐망은 불도장도 간편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코로나19가 바꾼 중국 외식시장의 변화라고 소개했다. 코로나19 발발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가정간편식 제품은 아예 찾아보기도 힘들었다. 간편식, 중국어로는 위즈차이(預製菜)라 불린다. 사전에 제작된 요리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제 춘제(중국 설) 연휴 전날 식당에서 가족끼리 한자리에 모여 거하게 먹는 ‘녠예판(年夜飯)’도 밀키트에 의존할 정도로 간편식 요리가 중국에서 성행한다.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란 말처럼 먹을 것을 하늘처럼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의 식도락 문화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다. 
 

중국 온라인쇼핑몰 곳곳에 '불도장 간편식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커지는 中간편식 시장···광둥성은 '밀키트 천국'
중국 아이메이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까지만 해도 2445억 위안에 불과했던 중국 간편식 시장 규모는 2년 만인 2021년 3459억 위안(약 64조70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2년새 40% 이상 시장이 커진 것이다. 

향후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중국 내 간편식 보급률은 고작 10%, 일본의 60% 수준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 21세기경제보는 향후 최소 연간 20%씩 성장하며 2023년에는 5165억 위안에 달해 장기적으로는 3조 위안까지 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한 인프라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간편식 제품 배송 과정에서 신선함을 보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콜드체인 물류 시장도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20년 중국 콜드체인 물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1.2% 늘어난 4850억 위안에 달했다. 

중국 지방정부에서도 간편식 산업을 적극 밀고 있다. 중국 '미식의 고장'이라 불리는 광둥성이 가장 적극적이다.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광둥성은 중국에서 간편식 산업이 가장 발달한 곳이다. 이곳에만 둥지를 튼 간편식 기업이 5300여곳으로, 중국 전국의 7.5%를 차지한다. 식자재 공급이 충분한 데다가 전통적으로 미식 문화가 발달했고, 방대한 시장과 소비력을 바탕으로 간편식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해 간편식 산업 발전 10조항을 발표했을 정도다. 
 

중국 밀키트 시장 [사진=아주경제 DB]

 
'혀끝의 공방'·'코끼리 셰프' 밀키트 브랜드 앞다퉈 출시
돈 냄새를 맡은 기업들도 앞다퉈 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기업정보업체 톈옌차에 따르면 2011년 간편식 관련 업종에 신규 등록된 기업 수는 1796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 4000개, 2018년 8000개, 2020년 1억2500개가 넘었다. 

뉴욕증시 부정회계 스캔들로 논란이 됐던 루이싱커피 창업주 루정야오도 '혀끝의 공방'이라는 뜻의 셔젠궁팡(舌尖工坊)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간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신선식품 마트 허마셴성도 공격적이다. 지난해 말 불도장 등 고급 요리를 새해맞이 기념 간편식으로 내놓아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 음식배달 공룡 메이퇀도 '샹다추(象大厨, 코끼리셰프)'라는 간편식 전용 브랜드를 내걸고 동파육 등 다앙한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싼취안식품(三全食品), 광저우주자(廣州酒家) 같은 전통 식품 브랜드도 간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연쇄경영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74% 이상의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공장에서 대량으로 식자재를 조리·반조리해 각 사업장에 공급하는 중앙집중식 조리시설, 이른바 센트럴키친을 세웠다, 

지방의 유명한 노포 식당들도 나섰다. 상하이 전통 맛집 매용진주가(梅龙镇酒家)는 춘제를 앞두고 6종의 녠예판 간편식을 선보였는데, 가격대는 298위안에서 1988위안까지 천차만별이다. 
 
제1호 간편식 상장사 '탄생'···주가 '상한가' 행진
중국 간편식 시장에 '큰손' 투자도 밀려오고 있다. 2020년에만 18개 기업이 '실탄'을 조달했는데, 이 중 5개 기업의 펀딩 규모는 1억 위안 이상이었다. 세쿼이어캐피털, IDG, 메이퇀 등 굵직한 투자 큰손들도 참여했다. 

베이징 맛집 메이저우둥푸(眉州東坡)의 센트럴키친에서 출발한 왕자두식품(王家渡食品)이 지난해 3월 1억 위안에 육박하는 펀딩에 성공했다. 싼취안식품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 전문 식자재 공급업체 궈취안스후이(鍋圈食匯)도 '집에서 먹는 훠궈'라는 모토를 내걸고 간편식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 전역에 이미 8000개 넘는 매장도 열었다. 

주식시장에 상장한 간편식 회사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제1호 간편식 상장기업으로 상하이증시에 입성한 웨이즈샹(味知香)은 상장 후 10차례 이상 주가가 상한가를 쳤을 정도다. 상장한 지 1년도 채 안된 사이에 주가는 공모가 대비 무려 60% 이상 폭등했다. 

같은 해 8월 선전증시에 상장한 첸웨이양추(千味央廚) 주가도 고공행진한 건 마찬가지다. 냉동식품, 간편식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로, 상장 후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며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간편식 기업의 연이은 상장 대박 열기에 힘입어 현재 중국 해산물 요리 전문 간편식 기업 셴메이라이(鮮美來)도 상하이증시에서 6억 위안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집콕·혼밥 문화 확산에···젊은층 수요 폭발적
그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 간편식 수요는 높다. 주단펑 중국 식품산업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발발로 젊은층 사이에서 '집콕 문화', '혼밥 문화'가 확산되며 밀키트 수요가 늘고 있다"며 "바쁜 현대인들도 편리하고 간편한 간편식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시즌인 11·11 광군제 때 간편식은 각 온라인쇼핑몰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항목 중 하나다.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광군제 기간 간편식 주문액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메이퇀의 경우, 지난해 광군제 간편식 주문량은 2020년과 비교해 50% 넘게 늘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중국 간편식 시장이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도 있다. 우선 기업마다 간편식 제품 표준이 제각각이라, 제품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또 간편식에 들어간 식자재의 신선도에 대한 불신으로 식품 안전 우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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