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이 대접받고 있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겜심(게임 이용자들의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어서다.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직속 미래경제위원회의 이광재 위원장과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의 박영선 위원장(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7일 국내 게임사 컴투스를 찾아 블록체인 게임 현황,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앞서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G식백과’에 출연해 게임업계 진흥, 규제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과거 오락실게임 ‘갤러그’를 즐겼던 일화를 소개하는가 하면, 지난해 낮은 확률로 과도한 지출을 유도해 비난을 받은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구성확률과 기댓값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또한 자신에 페이스북에 “게임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이 정치권으로부터 이토록 큰 관심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임은 늘 미움의 대상이었다. 2004년엔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바다 이야기’ 사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각종 규제가 쏟아졌다. 2013년엔 게임이 술과 도박, 마약 등과 ‘4대 중독 물질’로 치부됐다. 학령기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은 게임이 자녀들의 수면권과 학습권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2011년에 심야시간에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막는 ‘게임 셧다운제’가 도입됐다.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기 시작한 건 2020년부터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능케 하는 대표 콘텐츠로 각광받았다. 2019년, 게임 중독에 질병코드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한 세계보건기구(WHO)마저 게임 이용을 권할 정도다. 닌텐도의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코로나 블루(우울증)’ 극복을 돕는 힐링 게임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에선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은 건전한 여가 문화”라며 힘을 보탰고, ‘신한류 진흥정책’에 이스포츠를 추가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게임 셧다운제가 폐지된 것도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됐음을 보여준다.
 
온갖 편견과 홀대에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은 매년 성장해왔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당시, 글로벌 GDP(국내총생산)는 0.7% 하락했지만 한국 게임업계는 약 1.1% 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한국 게임시장 규모는 8.1% 성장했고, 2009년에도 4.9% 늘었다. 올해부터 PC, 모바일을 넘어 콘솔 게임으로 플랫폼을 확장해 서구권을 겨냥하려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다만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사업모델, 이용자 보호·게임 운영 미흡, 게임사들의 ‘먹튀’ 논란,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불가, 중국 수출 중단 등 업계 전반에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정치권이 할 일은 “게임산업이 전통산업에 비해 홀대를 받고 있다”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에 보인 관심이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게임이 하나의 문화·여가생활로 더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IT모바일부 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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