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자, 탈북자들 사이서 왕따...대외활동도 안해 간첩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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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2-01-0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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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북자 대공용의점 세부 조사 중..."보고된 사항 없어"

  • 국방부 5일 '귀순자 재입북 사태' 조사 결과 발표

[사진=연합뉴스]

2020년 11월 육군 22사단 최전방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했다가 1년여 만에 다시 월북한 30대 초반 탈북민 A씨가 탈북자들 사이에서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 자의적 왕따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A씨가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 찍혀 간첩 활동 자체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군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서울 노원구의 한 공동주택에서 1인 가구로 거주했다. A씨는 청소용역 일을 했고, 기초생활급여와 기초주거급여로 월 50만원 이상을 수급 중이었다. 자산은 1000만원 이상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2월 29일까지 당국과 연락을 했다. 하지만 30일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한 뒤 지난 1일 재입북했다. 위치는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 철책, 2020년 11월 넘어온 곳과 같은 철책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단순 탈북자였는지 아니면 간첩이었는지, 북한에서 체조선수였는지 아니면 군인이었는지, 월북 시 북한군 3명이 마중을 나왔는지 등 대공 용의점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관리 규정에 따라 관리된 것으로 안다”며 “거주하는 곳에 탈북자와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는데 그곳에서 왕따였다고 한다. 청소용역 일 외에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간첩 활동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공 용의점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들이 세부적으로 확인 중이다. 현재까지 간첩 활동과 관련해 보고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동주택 거주 탈북민들은 A씨가 주변과 교류가 거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A씨가 월북 전날 새것 같은 포대기와 매트리스 등을 버렸는데, 너무 새것이라 자기가 쓰면 안 되겠느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평소에 대화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말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A씨에 대한 간첩 의혹은 계속될 전망이다. A씨는 2020년 11월 귀순 이후 정보당국 조사에서 ‘기계체조’ 경력이 있다고 진술했다. 당시 군을 비롯한 관계 당국은 A씨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 측 요원을 동원해 두 차례 시연을 했다. 이후 A씨가 체중 50여 ㎏에 신장이 작은 편으로, 왜소한 체구여서 높이 3m가량인 철책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당시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기계체조 선수라면 유연성은 있겠지만 윤형 철조망 구조를 잘 모르고 하는 추정”이라며 “각개전투 기본 전술에 보면 '마음대로 상상하면 전장에서 판단 오류를 범하게 된다'고 돼 있다”고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아울러 △A씨가 육군 22사단 관할 GOP 철책을 넘을 당시 왜 즉각 투항해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지 △14시간 동안 월책 지점에서 남쪽으로 1.5㎞ 떨어진 곳까지 이동했는지 등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군당국은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5일 월북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22사단은 1984년 6월 26일 ‘국군 역사상 최악의 총기사건’이라 불리는 ‘조준희 일병 총기난사 및 월북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다. 2009년에도 22사단 전역자인 강동림이 56연대 경계책임 구역의 철책선을 끊고 월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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