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결산-통신·방송] 이통3사 '탈통신' 가속화…'오징어게임' K콘텐츠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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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12-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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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이동통신 3사는 5G 가입자 증가로 본업인 통신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가운데 비통신 신사업 영역에서도 빠르게 매출을 확대했다.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4분기 또한 전년을 웃도는 호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통3사는 올해 어느 때보다 비통신 신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SKT는 37년 만에 처음으로 구조를 개편하면서 통신사와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로 인적분할했다.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출시하고, 구독 서비스 'T우주'를 론칭했다. 

KT는 올해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클라우드·DX, 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헬스케어·바이오, 부동산·공간·IoT, 금융·핀테크, 뉴커머스 등 8대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강화했다.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17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신사업 투자에 나섰다. 스튜디오지니와 시즌을 분사하고, 현대HCN 인수를 완료해 미디어 계열사를 재편했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2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와 인터넷TV(IPTV) 독점 계약을 체결해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했다.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신사업을 육성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매출 비중을 30%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비통신 신사업 육성 노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SKT는 미디어와 융합보안(S&C), 커머스 사업 등 뉴 ICT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6.9%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32.8%에 달한다. 

KT는 3분기 기업 간 거래(B2B) 수주 금액이 1조원을 넘겨 역대 분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IDC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7% 뛰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기업인프라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3691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신사업 육성에 적극 나설 수 있었던 이유는 3년차에 접어든 5G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실적을 탄탄하게 받쳐줬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통계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1938만970명에 달한다. 올해 1월 말 기준 1286만9930명에 불과했으나, 9개월 사이에 50.6% 성장했다. 지난 2019년 4월 5G를 상용화한 이후 약 2년 6개월만에 2000만명 고지를 달성했다. 

여기에 올해 처음으로 비통신 사업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맞춤형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5G 특화망'을 시작했다. 지난 10월 말부터 농어촌 지역에서 통신사에 관계없이 로밍 방식으로 5G를 쓸 수 있게 하는 농어촌 공동망 서비스가 시범 도입됐다. 
 

지난 10월 25일 전국적인 KT 통신망 장애로 인해 한 식당 앞에 '카드 결제 불가'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5G와 관련한 잡음은 여전히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KT 통신 장애가 발생해 89분간 전국 KT 유·무선 서비스가 멈췄다. 일부 5G 가입자들은 품질을 문제 삼아 이통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연말까지 목표로 한 28㎓ 기지국 4만5000국 구축은 요원하다. 11월 말 기준 312개에 불과하다. 지하철 와이파이 등 활용도를 모색하고 있지만 획기적인 서비스 모델을 찾지 못했다. 
 
OTT 경쟁 후끈…IPTV 대가산정 협상 난항
국내 OTT 시장에서는 올해도 넷플릭스가 독주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9월 공개한 한국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면서 'K콘텐츠' 전성시대를 열었다. 이 외에도 'D.P.', '지옥' 등도 글로벌 인기 콘텐츠 반열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1월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899만명으로 당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6월 790만명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D.P.'와 '오징어 게임'이 연달아 히트를 치며 9월 948만명까지 치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출시 전부터 넷플릭스의 라이벌로 거론되던 디즈니+는 일단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닐슨미디어코리아가 지난 11월 15∼21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주요 OTT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 기간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에 이어 이용자 수 5위에 올랐다.

그러나 비문과 오역 등 엉터리 자막, 불편한 앱 환경, 고객센터 등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방대한 콘텐츠와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가졌지만, 정작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디즈니+ [사진=월트디즈니]

OTT 시장이 성장하면서 갈등도 일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사업자(CP)로 인한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는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대가를 둘러싸고 2심에 돌입했다. 

국회에서도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방송통신위원회도 법안 논의 과정에 참여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월 합리적인 망 사용료 부과 문제를 언급했다. 

OT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유료방송 업계는 프로그램 대가 산정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이 포화 상태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콘텐츠 가치가 높아지면서 프로그램 대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U+모바일tv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을 둘러싼 LG유플러스와 CJ ENM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CJ ENM이 U+모바일tv에 콘텐츠 송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료방송 대가산정 가이드라인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프로그램 대가를 산정하는 기준 지급률 등 쟁점 사안에 대한 협의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내년에도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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