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 화상통화 앱 '스무디' 인수해 개발·운영

  • "기술 고도화해 메타버스 화상서비스 출시"

  • AR 통화 관련 AI 얼굴인식 기술 확보할 듯

  • 디지털 아바타 앞세운 화상통화 구현 시사

  • PC·모바일 넘어 AR·VR 기기와의 연동 검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상회의 플랫폼 사업자 구루미가 다자 화상통화 서비스 '스무디(Smoothy)'를 인수해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한다. 스무디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신사업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민간·공공 이용자층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수요를 발굴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촉진된 성장세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최근 구루미는 스무디를 운영하는 동명의 스타트업 '스무디'를 인수해 메타버스 화상서비스 제공을 가속화하고, AR·얼굴인지 기술을 고도화해 메타버스 기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무디 서비스와 관련된 지적재산권을 포함해 이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 인수 대상에 스무디의 임직원은 제외되고, 향후 구루미가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랑혁 구루미 대표는 스무디 인수를 발표하면서 "구루미는 국내 최고의 화상통화 기술을 보유해 구루미와 같은 화상통화 기술을 사용하는 스무디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할 최적의 기업"이라면서 "기존 스무디 서비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AR·얼굴인지 기술을 고도화해 메타버스 기반 화상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루미는 개인 소비자용 화상모임 서비스 '구루미 캠스터디', 강사·학습자의 양방향 화상수업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루미 라이브클래스', 기업용 화상회의 솔루션 '구루미 비즈'로 국내 B2C·B2B 화상회의·원격수업·원격근무 시장을 공략해 왔다. 구루미의 서비스·솔루션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공기관·기업·학교와 대규모 콘퍼런스·방송·공연 분야에도 빠르게 보급됐다.

올해 구루미는 화상회의 서비스 자체의 기술력과 품질 개선, 사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 지난 4월 음성처리전문업체 '딥히어링'의 AI 기반 노이즈 제거 솔루션을 도입해 자사 서비스와 솔루션을 이용하는 화상회의와 원격교육 간 음질저하 현상을 해소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는 컴퓨팅 주변기기 전문 제조사인 로지텍과 손잡고 구루미 비즈를 연동한 기업용 화상회의 장비를 선보였다.

구루미의 스무디 인수는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도전의 신호다. 구루미가 '얼굴인지' 기술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화상회의 이미지·영상을 처리해 '얼굴탐지(face detection)'와 '얼굴인식(face recognition)'을 수행하는 기술로 짐작된다. 이를 고도화하면 통화를 연결한 이용자의 화면에서 생동감 넘치는 AR이펙트나 아바타와 같은 부가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구루미는 지난 14일 스무디 서비스 인수를 통한 전략적 기술 협약으로 메타버스 화상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랑혁 구루미 대표(왼쪽)와 조현근 스무디 대표. [사진=구루미]


스무디는 최대 8명이 동시에 얼굴을 보면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전 세계에 15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화상통화 참여자들 간 소통을 더 즐겁게 만들어 주는 AR이모지, 스티커, 실시간 리액션 등 'AR이펙트'를 지원한다. 화상통화 중 AR이펙트 사용 장면을 녹화해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다. 모든 통화 참여자에게 터치·진동·사운드 효과를 전달할 수도 있다. 

스무디의 주요 기능 가운데 이용자들끼리 화상통화를 하면서 유튜브 콘텐츠를 함께 즐기는 '워치파티'가 눈길을 끈다. 원래 워치파티는 이용자가 친구·지인을 위해 주최하는 일종의 개인 상영회를 뜻한다. 스무디의 워치파티는 주최자가 준비한 영상 재생목록을 초대받은 이용자들이 감상하는 랜선 상영회다.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지인들이 같은 영상을 즐기며 소통하는 기능이다.

스무디의 화상통화 기능은 이용자에게 과금을 하지 않고 무료로 제공됐다. 화상통화에 필요한 이동통신 데이터만 차감됐다. 데이터를 절약하려면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달라고 스무디 측은 권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 쓸 수 있다. 삼성전자 5G 기기에 한해 화상통화 상대에게 이용자의 얼굴을 흉내내는 아바타를 보여 줄 수 있다.

조현근 스무디 대표는 "수준 높은 화상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보유한 구루미가 스무디 서비스를 고도화해 이용자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해 서비스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스무디의 임직원들은 전혀 새로운 방향에서의 신규 서비스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곧 새로운 이름으로 결과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얼굴탐지는 컴퓨터가 디지털 이미지에서 사람의 얼굴에 해당하는 영역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특히 현대적인 얼굴탐지 기술은 '거대한 이미지' 안에서 인간의 얼굴을 포착하기 위한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한다. 여기서 거대한 이미지란 사람의 팔·다리나 몸통 등 다른 신체부위, 또는 다양한 사물과 건물·지형처럼 '사람의 얼굴이 아닌 물체'를 다수 포함한 이미지를 뜻한다.

종종 얼굴탐지와 얼굴인식이 혼용되지만, 엄밀히 따지면 얼굴인식은 다양한 얼굴탐지 응용 방식 가운데 하나다. 또, 인간의 얼굴이라는 신체 부위로부터 얻은 '생체정보'를 처리하는 생체인식(biometrics)의 일종이다. 흔히 탐지된 얼굴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데 쓰인다. 이를 위해 컴퓨터 시스템에 보관된 정보와 사진·영상에서 수집된 개인의 얼굴을 대조하는 과정을 전제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이용자가 사람 얼굴이 포함된 사진을 올리면, 사진 속 인물과 친구 관계인 이용자에게는 그 인물이 따로 표시된다. 이용자가 서비스에 올린 사진에 얼굴인식을 적용해, 등장 인물의 얼굴을 페이스북이 보유한 이용자 프로필 사진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함으로써 특정 인물을 찾아 주는 것이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Meta)는 AI의 인종차별과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11월초 페이스북에서 얼굴인식 기술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이후 게시물의 얼굴인식 기술 사용을 중단하고 현재 관련 데이터 삭제 등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문제 제기 이후 얼굴인식 기술 개발과 보급에 신중한 태도로 돌아선 여타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에 동참한 모습이다.

메타의 AI 기반 얼굴인식 사용중단 선언은 페이스북에 한정된다.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메타는 신사업을 위해 기존 얼굴인식 기술을 비롯한 AI와 AR, 가상현실(VR), 아바타 기반의 상호작용과 같은 신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기존 프라이버시·인종차별 등 윤리적 문제를 해소할 방안도 함께 연구해 'AI윤리' 이슈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구루미는 처음부터 화상회의 서비스의 프라이버시 이슈 해소에 AR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무디의 AR 관련 특허 기술에 구루미가 축적해 온 고효율 실시간 화상 데이터 처리기술을 결합할 계획이다. 화상회의 참여자의 모습을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아바타와 같은 캐릭터로 변환하고 서재·침실·거실 등의 사적인 공간도 덜 노출시키는 서비스를 내놓을 듯하다.

이랑혁 대표는 관련 문의에 "회의·교육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구루미 비즈'의 이용자들 가운데 (본인의 얼굴과 사적인 공간 등의) 실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메타버스 형태의 (디지털 아바타와 같은) 캐릭터의 모습으로 소통하길 원하는 이들도 많다"라며 "내년 하반기 쯤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회의에 참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PC·모바일에 한정된 구루미 화상회의 서비스의 VR·AR 기기 연동도 고려 중이라고 밝혀, 착용감·휴대성이 개선되고 있는 최신 VR·AR 기기에서의 화상회의 시나리오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 VR·AR 기기 개발에 100만달러(약 12억원)를 투입한 메타의 VR기기 '프로젝트 캄브리아'와 초박형 AR 안경 '프로젝트 나자레'를 통한 메타버스 화상서비스를 선보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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