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자생력 돕는 ‘자상한 기업’… 아름다운 상생 생태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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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1-1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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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이 제조혁신 노하우 지원… 중소기업과 ‘윈윈’

  • 중기부, SK E&S 등 자상한 기업 2.0 선정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상한 기업의 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 용접할 때 착용하는 안전 보호구를 만드는 중소기업 ‘오토스윙’은 미국 3M 등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중국 등에서 만든 저가 제품의 공세에 점차 설 자리를 잃어왔다. 그러던 중 ‘자상한 기업’인 삼성전자와 만나면서 부품 구입 요령부터 수입 자재 국산화 방법 등을 배웠고, 기술도 이전받았다. 허문영 오토스윙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파견 나온 멘토들이 공장에 3개월간 상주하며 혁신을 이끌었다”며 “삼성전자가 수십 년간 쌓아온 제조혁신 노하우를 전수받은 덕분에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자동 경추 교정기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알카나인’은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럽게 자금 투자가 중단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이때 자상한 기업인 바디프랜드를 만나 1억원의 지원자금을 받으면서 금형 개발을 완성했고 시제품 중 하나로만 연간 13억원의 매출을 냈다. 당시 바디프랜드는 5년간 3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재도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시기였으며, 알카나인을 먼저 알아보고 손을 내밀었다. 김태중 알카나인 대표는 “힘든 시기에 만난 구세주 같은 지원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자상한 기업’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자상한 기업에 선정된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컨설팅 등을 포함한 직접 밀착 지원에 나서면서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19일 중기부에 따르면 자상한 기업은 대기업이 보유한 강점과 역량을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공유하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의미한다. 2019년 5월 네이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5개사를 선정했으며 올해 4월부터는 ‘자상한 기업 2.0’으로 개편했다.
 
자상한 기업 2.0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한국판 뉴딜 등 핵심 정책 분야와 관련된 기업들을 우선 순위로 선정한다. 비대면‧디지털화가 가속화하고 ESG 도입 논의가 빨라지는 등의 시의성을 반영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재기기업을 위한 상생협력에도 초점을 맞췄다.
 
지난 4월 자상한 기업 2.0 1호 기업으로 선정된 SK E&C는 중소기업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300억원의 기금을 출자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 분야 및 수소경제 관련 혁신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연구 개발 등을 돕는다. 또한 친환경 발전소 구축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지원하며 우수제품을 대상으로 시범 구매도 추진한다.
 
자상한 기업 2.0 7호 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미래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5년까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전기차 등 스타트업 500개를 발굴하고 기업당 최대 1억원 한도 내에서 창업 초기 비용과 홍보‧컨설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251개사를 발굴‧육성해 총 157억원을 지원했으며 매출 401억원, 투자 유치 187억원, 고용 창출 647명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자상한 기업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자상한 기업 2.0 5호 기업인 NHN커머스는 자체 쇼핑몰 구축‧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자사 솔루션을 통한 오픈마켓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전문 교육기관인 NHN커머스 아카데미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며 결제 시스템 연동 수수료, 서버 비용 등도 무료로 제공한다.
 
자상한 기업의 핵심은 대기업의 자발적인 상생 의지를 전제로 한다는 점이다. 대기업이 먼저 참여 의향을 밝히면 중기부가 정부 정책과의 연관성, 현장 수요,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생협력 활동 과제를 기업과 함께 설정한다. 이후 협약 과제와 부합하는 민간 협‧단체를 발굴해 중기부, 참여기업 등과 다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대기업에는 참여 혜택이 주어진다. 동반성장지수 및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 우대 가점을 부여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유공포상을 실시한다. 이 밖에 2년간 법무부 출입국 우대카드를 발급하고, 대통령표창 시 수·위탁거래 정기실태조사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중기부는 앞으로 더 많은 자상한 기업을 발굴해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최근 열린 ‘자상한 기업인의 밤’ 행사에서 “자상한 기업은 법과 제도가 다루지 못하는 영역에서 자발적인 상생 문화를 확산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중기부는 자상한 기업들의 아름다운 상생협력이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기업이 자상한 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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