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세계 중앙은행들 긴축 선회하며 기술주 주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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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2-1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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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다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도입했던 부양책을 철회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안정성을 찾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9.79p(0.08%) 하락한 3만5897.64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85.15p(2.47%) 낮아진 1만5180.43을, S&P500지수는 41.18p(0.87%) 오른 4668.67을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임의소비재 -2.23% △기술주 -2.86%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58% 등 3개 부문이 하락하고 나머지 8개 부문이 상승했다. 각각 △필수소비재 0.55% △에너지 0.66% △금융 1.21% △헬스케어 0.58% △산업 0.05% △원자재 1.04% △부동산 0.41% △유틸리티 0.49% 등이 상승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영국과 노르웨이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투자자들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시장에 풀었던 유동성 회수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준은 자산매입규모축소(테이퍼링)를 통해 국채 및 모기지담보채권(MBS)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규모를 매달 300억 달러씩 줄여 내년까지 자산매입을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3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빠르면 내년 3월, 늦어도 6월에는 제로금리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16일 영란은행(BOE)은 12월 통화정책위원회에서 정책금리를 0.1%에서 0.25%로 15bp 인상하며 지난 201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같은 날 노르웨이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올리며 내년에도 세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6일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역시 공개 연설에서 내년 2월 자국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작업을 완전히 종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투자자들이 기술주 분야에서 기업들의 성장 전망을 재조정하고 차익 실현에 나서며 기술주는 하락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성장주의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어도비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향후 전망을 발표한 뒤 10% 이상 하락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애플 역시 4% 이상 빠졌으며 AMD와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역시 각각 5.8% 및 7.3% 내렸다. 테슬라 주가 역시 4.2% 하락했다.
 
한편 은행주는 금리 인상 전망에 지지를 받았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1%, JP모건 주가는 1.4% 상승했다.
 
애덤 필립스 EP웰스어드바이저스 포트폴리오전략팀 이사는 “표면 아래에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투자에 대한 기본 내러티브와 정서가 변했다”라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 역시 이날 최근 투자자들의 낙관적 기대감이 3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이날 움직임이 실수로 판명될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랭크 그레스 웰링턴실즈 기술적 분석 전문가는 시장이 고성장 기술주에서 필수 소비재와 같은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익성이 높은 기술주를 매도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1.462%에서 1.426%까지 하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28% 올라 20.57을 기록했다.
 
한편 유럽 주요국 증시는 주요국들의 통화 정책이 발표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89.86p(1.25%) 상승한 7260.61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160.05p(1.03%) 오른 1만5636.4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77.44p(1.12%) 오른 7005.07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42.19p(1.01%) 오른 4201.87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많이 감소하며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시사한 가운데 긍정적인 연준 경제 전망에 지지를 받았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1.01달러(1.43%) 오른 71.88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 가격은 0.65달러(0.88%) 오른 배럴당 74.53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연준이 다음해 금리 인상이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질 것으로 시사했지만, 여전히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바라보며 유가는 지지받았다.
 
필 플린 시카고프라이스퓨처스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연준이 앞으로 무엇을 할지 두려워하고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정리된 가운데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이날 로이터에 밝혔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미국의 원유 수요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시사한 것 역시 유가를 부양했다. 미국 EIA는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지난주에 비해 460만 배럴 감소한 4억283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0만 배럴 감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원유거래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연준의 정책 결정이 전날 증시와 유가를 모두 밀어올리기는 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와 경제 부양책 감소는 원유 시장이 마주한 두 가지 주요 역풍”이라고 말했다.
 
금값은 전날에 이어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5.10달러(1.99%) 오른 1799.60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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