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어떤 자동차 용품이 살아남을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입력 2021-12-16 05:4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최근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생태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각종 사업 모델도 급격히 변모하기 시작했다. 당장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한 생산 시스템의 변화로 생산인력의 30~40%를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는 변화에 더해 부품업계는 전체의 40% 이상이 변환되는 고민이 발생했다.

앞으로 엔진이나 변속기 등을 담당했던 약 1만개의 부품이 사라지면서 해당 부품을 생산하던 부품사는 미래 부품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전달해 폐차할 때까지 발생하는 분야인 애프터마켓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 정비의 경우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한 교육을 못 받아 일선에서 정비할 수 없게 된 사례가 있다. 자동차 정비 분야는 이미 레드오션이 되면서 도태되는 분야인데, 미래차의 갑작스러운 확대로 도태가 가속되고 있다.

중고차 분야는 새로 발생한 전기차 등에 대한 진단평가, 가격 산정모델이 없다 보니 주먹구구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또 전기차 폐차 등으로 발생한 배터리 재활용 분야는 이제 준비를 시작하는 단계다.

자동차 분야를 가르치는 대학도 새로운 교과과정, 교보재, 교재 등은 물론이고 교수조차도 전기차 등에 대한 교육이 준비되지 않아 미래준비가 요원하다.

전체적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전문 기술인력 양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미래 먹거리에 대한 선점은 남의 얘기가 되는 실정이다.

자동차 튜닝의 경우도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진행되던 게 앞으로는 전기차 등으로 변모해야 한다.

물론 성능을 향상시키는 퍼포먼스 튜닝의 경우에는 배터리 성능 강화 등 기술적 진보가 이뤄지면서 이 분야보다는 디자인과 외부 장착 중심의 드레스업 튜닝 분야가 강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용품 분야는 성능 등에 큰 영향을 주는 용품보다는 편의성을 강조한 용품이 강세고, 안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보니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으로 변모하여도 실질적인 변화는 다른 분야 대비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내연기관차에 있는 엔진·변속기 등이 빠져 있지만 제동장치와 서스펜션 등 기존 섀시 구조는 그대로 남아있다.

전기차는 외부적으로 공기가 흡입되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구멍이 막혀있는 게 내연기관차와 다른 점이고 머플러 등 배출가스가 없어진 것도 특징이다. 또 차량 바닥에 배터리가 설치돼 있어서 더욱 무겁고 최저지상고가 낮아지는 특징이 크게 다른 점이다.

엔진오일이나 냉각수 등의 교체가 없어지면서 관리적인 부분이 크게 줄어든 것은 장점이다. 전기차 엔진룸에서의 액체성 소모품은 워셔액, 브레이크액 정도다. 차에 따라 다르지만 배터리 냉각과 모터 냉각을 위한 냉각수 보충도 한두 개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자동차용품·소모품에 영향을 준다.

기존 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은 교체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생제동으로 인한 일반 마찰제동의 사용이 크게 줄면서 교환 주기가 크게 길어지면서 판매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체는 무거운 배터리로 인해 충격이 큰 만큼 완충을 위한 튜닝 부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워셔액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와이퍼 고무와 워셔액을 대신해 에어 커튼을 형성해 앞 유리를 닦아내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있어 이 분야의 변화도 전망된다.

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사용되는 만큼 타이어를 키우는 ‘인치 업’이 사라지면서 차량 디자인 측면에서 완성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존 드레스업 기능은 지속해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약간의 변화는 있겠지만 나만의 차, 안전한 차를 지향하면서 특화된 차량을 추구하는 개성은 강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영향도 카 셰어링 등 공유 모델이 확산되면 소유 욕구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감소를 보일 것이다.

실내를 꾸미는 각종 용품, 실내 공기질 강화와 편의를 위한 일반적인 자동차용품은 계속 필요할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이용해 각종 전기전자제품을 활용하는 용품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차박 문화가 확산되면서 각종 가전제품을 오토캠핑장에서 활용하는 용품의 다양한 출현을 예상한다. 더불어 ‘위드 코로나’로 인한 생활이 자리잡히면서 실내 공기질에 대한 용품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전기차 등으로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모든 분야가 예외가 없는 만큼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준비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이 중 우리에게 가장 밀접한 자동차용품과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변화는 크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라도 능동적인 준비와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