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일본이 '요소수 대란' 겪는다?...아직은 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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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1-12-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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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프리랜서 기자 "일본, 한국처럼 요소수 대란 겪는 중"

  • 일본, 암모니아 77% 자체 생산...한국에 요소 1000t 넘기기도

  • "요소수 가격 오름세 보이지만...공급과 재고로 해결 가능해"

일본 도쿄 거리 [사진=AP·연합뉴스]

일본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에 일본이 요소수 대란을 겪는다는 기사가 등장해 주목받았다. 해당 기사는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며 공유가 됐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기사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야후재팬에 따르면 지난 7일 프리랜서 기자인 하시모토 아이키가 ‘한국은 건너편에서 보는 불이 아니다’라는 글을 썼다.

하시모토는 한국의 요소수 대란을 언급하며 일본도 11월 중순부터 요소수 대란을 겪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하시모토는 “(일본) 정부가 요소수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소수가 부족한 이유는 일본도 중국에서 상당량의 요소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시모토는 최근 미쓰이화학 공장이 40일간 정기 수리를 실시하며 요소수 공급이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하시모토는 한 요소수 제조판매업자의 말을 인용해 “11월 29일 미쓰이화학 공장의 정기 수리가 종료됐지만 유통이 요소수 부족 대란에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으로 빠져나가는 요소수 재고도 일본의 요소수 대란에 한몫했다고 꼬집었다. 하시모토는 “중국산 요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10월 중국 규제 이후 일본에 요소수 주문량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으로부터 값싼 원료를 수입하는 중소기업 제조업체는 원료 조달이 어려워 제조가 멈춘 상태다. 향후 이런 사태는 좀 더 오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월 23일 오후 울산항 정일컨테이너부두에 접안한 '비나라인 다이아몬드호'에서 차량용 요소가 적재된 컨테이너가 하역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주장은 일본 정부의 태도와 상반된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이 확보한 암모니아 96만2814t 중 자체 생산량은 74만3231t에 달한다. 요소수의 주원료인 암모니아 보유량 중 약 77% 정도를 국내에서 조달 중인 셈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석탄 발전 등 여러 생산 공정 과정에서도 나오는 부산물을 버리는 대신 가공해서 재화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23%는 중국을 제외한 호주, 인도네시아, 대만 등 3개 나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최근 확보한 재고는 5만7323t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필요한 요소를 전량 수입하는 것과 대비된다.

하시모토가 지적한 미쓰이화학의 정기 수리 여파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정밀화학이 일본으로부터 요소 1000t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쓰이화학이 생산한 요소로 자국 내 요소수 대란이 있다면 불가능한 행보로 풀이된다. 

미쓰이화학은 암모니아 31만t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일본 내 암모니아 자체 생산능력은 미쓰이화학을 포함해 우베코산(36만t), 쇼와전공(12만t), 닛산화학(12만t) 등 총 91만t이다. 

일본 내 디젤 차량 비중이 낮은 점도 요소수 대란을 막을 수 있는 주요 원인이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이 만드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 감소에 사용된다. 한국 정부는 환경 보호를 위해 2015년부터 경유차에 요소수를 이용한 배기가스저감장치(SCR)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후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승용차를 비롯해 건설기계와 버스, 트럭, 소방차 등에 요소수는 필수 물품이 됐다.

반면 일본은 디젤 엔진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판매된 승용차 288만대 중 디젤차는 5.8%에 그쳤다. 그나마 버스와 트럭 8만6410대 중 99%가 디젤차지만, 일본 정부는 2035년까지 100% 친환경 차량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은 미국처럼 디젤차 보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다. 수입산 디젤 승용차에 대한 배타적인 성향이 강한 시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후진국에서도 암모니아 생산을 규제해 전 세계적으로 요소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난다. 일본에서도 요소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 내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는 요소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대란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전문가는 “우리가 겪은 요소수 대란이 일본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자체 공급과 남은 재고로 지금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요소수 수급에 차질이 생겨서 가격이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대란으로까지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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