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나흘 만에 일제히 반락...물가지표 발표 앞 긴장감 높아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지현 기자
입력 2021-12-10 06: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나흘 만에 반락했다. 앞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1.1.529·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하며 활기를 보였던 투자 심리는 핵심 물가지표의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을 높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06p(0%) 내린 3만5754.6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3.76p(0.72%) 하락한 4667.4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9.62p(3.03%) 반락한 1만5517.37을 기록했다.

S&P500지수의 11개 부문은 △필수소비재 0.06% △금융 0.24%를 제외한 9개 부문이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1.7% △에너지 -0.91% △헬스케어 -0.26% △산업 -0.31% △원자재 -0.55% △부동산 -1.36% △기술 -1.09%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77% △유틸리티 -0.2% 등이다.

시장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우려하며 이날 낙폭을 키웠다.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도 계속 강해질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전환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 탓에 고금리 상황에 불리한 기술·성장주의 하락세가 이날 특히 더 두드러졌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시장이 CPI 발표를 기다리며 관망세에 들어갔다면서 "해당 지표가 추가 금리 인상 베팅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1월 CPI가 1982년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6.7%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는 전년 대비 6.8% 상승을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공개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통계가 최근 일부 제품의 시장 가격 하락세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일(10일), 우리는 전문가들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받게 된다"라며 "다행히도 내일 나올 보고서를 위해 자료가 수집된 이후 수 주간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일 나올 11월 에너지 가격에 대한 정보는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는 (올 초·중반 물가 지표 상승세를 촉발했던) 자동차 부문처럼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개월 뒤에 예상되는 가격 하락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4만3000명 줄어든 18만4000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1만1000명을 크게 하회했다. 해당 집계의 빠른 감소세는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E트레이드 파이낸셜의 마이크 로웬거트 투자 전략 담당 상무이사는 블룸버그에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0여 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은 미국 경제가 완전한 회복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완전 고용(실업률 4% 이하, 11월 현재 4.2%)이 가시화하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반 휴튼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계절적 요인이 계속 지표를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를 제거하면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22만건 부근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말연초 연휴가 이어지면서 구직 활동을 잠시 멈추는 등 자발적으로 노동시장 참여를 포기한 숫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오미크론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크게 완화했다. 전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자사 백신의 3차 추가 접종(부스터샷)으로 오미크론에 대해 기존 백신 효능을 거의 유지할 수 있다는 예비 연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에서 "다양한 가능성이 있지만, 큰 그림에서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축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코로나19 유행세가 여전하지만, 재봉쇄, 여행 제한과 같은 심각한 조치로 이어지는 대신 약한 증상의 감염이 일상화되는 풍토병 단계로 옮겨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8.64% 오른 21.62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20을 다시 넘어섰다. VIX가 20을 넘을 경우 금융시장이 고(高) 변동성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유럽증시·유가·금 하락세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미크론 확산을 우려한 영국과 덴마크 등지에서 방역 조치를 강화한 데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가 사실상 '디폴트(부도)' 상태에 돌입한 탓이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0.22% 내린 7321.26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0.30% 하락한 1만5639.26을,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09% 낮아진 7008.23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0.59% 떨어진 4208.3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국제유가는 반락했다. 유럽 지역의 방역 규제 완화로 원유 수요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77달러(2.45%) 내린 배럴당 70.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내년 2월물은 1.79달러(2.36%) 하락한 74.03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33.76달러(0.72%) 하락한 온스당 1775.5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