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공약 숨은 1인치④> 여야 모두 기본소득 도입 가능성
  • 반대 여론에 한발 물러선 李..."전 국민 말고 청년·농어촌부터"
  • '경제민주화 전도사' 金 합류로 尹도 기본소득 도입 가능성
  • '김종인표 기본소득', 중위소득 50% 이하 약 610만명이 대상
  • "생산가능인구 시름 깊어질 수밖에...실효적인 정책 펼쳐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합류로 여야 간 '경제민주화 대전'의 막이 올랐다. 그 중심에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피해 보상 대책이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모두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 보상을 경제민주화의 기본 축으로 삼았다. 이에 더해 양당이 기본소득으로 의제를 확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단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계층별로, 윤 후보는 소득별로 '핀셋' 지원할 확률이 높다.

이 후보는 최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기본소득 지급에는 한발 물러섰지만, 농어촌 기본소득을 거론하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김종인표 빈곤과의 전쟁'을 수용, 소득(중위소득 하위 50% 이하)에 따라 기본소득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 여야 대선주자 중 누가 당선돼도 핀셋형 기본소득이 지급될 수 있는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국민선대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실보상액 확대 외친 李...기본소득은 '핀셋'

6일 여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전북 진안 인삼상설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중에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바로 농어촌 기본소득"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진안 저 깊은 산골짜기 안에 살아도 1인당 월 20만~30만원씩만 지원되면 풍산개 키우면서 산에서 약초 캐면서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문화 예술 활동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농촌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서울과 부산에서 없는 직장을 찾아 헤매다 이력서 150장 써놓고 저 멀리 혼자 떠나는 참혹한 사람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6일 전남 신안 섬마을 주민을 만나서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행을 역설했는데 "(농촌) 직불금, 농기구 수리비나 구매비, 비료 종자 대금 등을 합치면 농어촌 가구당 (지원금액이) 연간 1000만원이 넘는다"며 "(지원금을) 농촌기본소득 일부로 전환하는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똑같은 예산을 쓸 바에는 해당 지역에서 쓸 수 있게 기본소득 형태로 해서 해당 지역 소득이 늘어날 수 있게, 가족 수를 곱해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농어촌뿐 아니라 청년 세대의 기회 총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청년 기본소득 도입도 수차례 거론했다. 그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소득 관련, "국민을 설득하고 토론하되 국민의 의사에 반(反)해서 강행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앞으로 청년이나 농민 계층에 대한 부분 기본소득은 당연히 보편복지 형태로 시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전 국민 대상 지원에는 한발 물러서면서도 청년 등 일부 계층에 대한 기본소득 지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탄소세와 국토보유세라는 목적세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결론적으로 증세로 기본소득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전 국민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지원액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 대폭 확충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 집권 시 소상공인 손실보상액의 대폭 확대가 예상된다. 이 후보는 정부가 당초 지난 9월 제출했던 내년도 예산안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이 10만원이었던 점을 문제 삼아 여야의 예산 처리 과정에서 이를 50만원으로 상향하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매준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50조원'도 김종인 구상···기본소득 군불

반면 윤 후보는 특정 계층이 아닌 소득분위별로 기본소득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이 지난 3일 밤 윤 후보 선대위에 전격 합류하면서다.

노태우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줄곧 경제민주화를 주창해왔다. 김 전 위원장이 말하는 경제민주화란 정부가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적정한 소득 분배를 지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를 바탕으로 '빈곤과의 전쟁', '약자와의 동행' 등 기조를 분명히 해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김종인표 기본소득'을 핵심 대선 공약으로 내걸 것으로 전망한다. 김종인표 기본소득은 중위소득 50% 이하 계층에 대한 기본소득 지원을 골자로 하는데, 필요 예산은 21조원이며 소득지원 대상은 6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재원은 증세 대신 현재 정부의 각종 현금 지원 제도 통폐합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황폐해진 사람들을 어떻게 소생시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이것이 1호 공약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음 대통령은 처음부터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강조했다.

윤 후보가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김 전 위원장 합류로 야권 역시 기본소득을 추진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일각에서는 여야 모두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하며 미래 세대의 시름만 깊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든 야든 서로 경쟁적으로 많이 주겠다는 것 아니냐"며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젊은 층, 즉 생산가능인구들은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가질 부담을 잘 고려하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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