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거세지는 美 대중견제의 기로에 선 종전선언...넘어야 할 산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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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12-0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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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훈·양제츠, 오늘 중국서 회담…종전선언 등 논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외교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최종 종전선언 실현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일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해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회담한다. 양 정치국원의 초청에 따른 서 실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해 양 정치국원의 방한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성사됐다. 최근 중국 정부의 종전선언 관여 의사가 명확해진 만큼 내년 2월 베이징(北京)동계올림픽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지지를 얻기 위한 방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림픽 성공 개최가 필요한 중국과 임기 말 종전선언에 속도를 내야 하는 한국의 이해도가 맞아떨어진 만큼, 이번 만남을 통해 양국간 관심사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①'종전선언·유엔사 해체' 연계

정부는 종전선언은 평화 과정 중의 하나로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북한은 연이어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10월 27일 제76차 유엔총회 4위원회에서 유엔사의 즉각 해체를 주장했고, 지난달 4일에도 북한은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대사는 "1950년 불법으로 창설된 유엔사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사령부와 다를 게 없고 유엔의 이름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1975년 30차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 관련 결의가 채택됐다. 유엔사 존립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한국에 대한 점령을 합법·영속화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적,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유엔사 해체론'을 집중해서 부각하면서 종전선언 추진을 기회로 현 정전체제에 균열을 꾀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종전선언 선행조건으로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북한이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다시 제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엔사 해체론은 북한이 2018년부터 꾸준히 제기했던 내용이다. 이에 따라 비핵화 선행 조치부터 내놓으라는 미국과, 유엔사 해체와 종전선언부터 하고 보자는 북한이 향후에도 평행선을 반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북한의 핵개발 가동 징후가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어 종전선언 추진에도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다만 한국정부는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유엔사의 지위를 포함한 정전체제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②오미크론 변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북한은 최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북한 내 방역 조치에 대한 기강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세계보건기구(WHO)가 11월 29일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으로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며 "기구는 이 변이 비루스가 전 세계로 전파돼 감염자 급증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으며, 일부 지역에 심각한 후과를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추가 오미크론 등장에 따라 주변국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민들에게 방역 강화를 주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예상됐던 북·중 국경 개방 일정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 시범 운행 이후 추가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북한은 이미 초특급 비상방역 단계를 선포하고 국경 봉쇄 등 고강도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어서 오미크론 변이 발생에 대응하여 별도의 추가 조치를 취하는 동향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③김정은 호응  

가장 관건은 북측의 호응 여부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유엔총회 계기 종전선언은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의지 재확인, 남북 산림협력 등 대화 재개를 위한 총력전 등에 무대응으로 일관 중이다. 이런 가운데 종전선언 문안 조율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미는 가급적 연내에 공동의 문안 조율을 마무리하고 북한에 종전선언을 제안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북한이 매년 신년사나 노동당 8차대회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대미·대남정책 방향을 공개해온 만큼, 연내 북한에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 공식행사를 통한 북한의 응답을 기다리는 일정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여러 차례 종전선언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종전선언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첫 사례다. 정부는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년 말부터 내년 초 몇 달간의 시간이 한반도의 평화정세를 향한 '기회의 창'이 되도록 다시 남북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더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고, 한반도 상황은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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