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대선이다] 광주 찾은 이재명 vs 중원 향한 윤석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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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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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선의 정치학> 李·尹, 대선 D-100일 광주·충청 방문

  • 李, 부·울·경-충청 이어 광주·전남 4박 5일간 순회 방문

  • 강원·영남 방문하고 '동남풍 발원지' 부·울·경 찾을 수도

  • '충청대망론' 힘실은 尹, 이날부터 2박 3일간 충청 방문

  • 조경태·이수정 포함한 선대위 인선도 발표...'외연 확장'

"동선의 정치학을 주목하라." 거대 양당 대선 후보가 대선 100일을 앞둔 29일 각각 호남과 충북을 방문했다. 여당 텃밭인 광주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집토끼(지지층)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이 후보는 4박 5일간 광주·전남 방문 중 자당 텃밭으로 알려진 호남 지역을 가리켜 '죽비'라고 표현했다. 죽비는 대나무로 만든 빗으로 과거 불교계에서 사용한 수행 도구다. 당 쇄신에 착수한 이 후보가 반성 차원에서 꺼내 든 용어로 읽힌다.

중원 공략을 택한 윤 후보는 이날부터 2박 3일간 '충청 대망론'에 직접 무게를 실었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을 들어 충청 지역 민심에 지지를 호소해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회의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남 간 李, 마지막에 PK 방문 땐 파괴력↑

이 후보는 지난 25일 밤 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 빈소 방문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4박 5일간 광주·전남 지역을 순회 방문했다. 앞선 부·울·경 방문(12~14일)과 충청권 방문(19~21일)보다 이틀 더 길다.

특히 이 후보는 대선이 이날로 100일 남기고 목전에 다가온 만큼 부진한 지지율을 타개하고자 광주·전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윤 후보 선출 이후 여론조사 상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안방인 호남권을 찾아 집토끼 몰이에 돌입한 셈이다. 후발 주자들은 통상 집토끼를 잡아 페이스를 끌어올린 뒤 중원으로 향해왔다. 이 후보는 전북 지역도 따로 방문할 계획이다.

이 후보가 이번 주말 다음 순회 방문지로 강원 지역 또는 영남권을 택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마지막 거점으로는 또다시 부·울·경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보통 부·울·경을 끝으로 지역 순회 일정을 마무리해왔다. 이른바 '동남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패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부산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지만, 2017년 장미 대선 때에는 다른 지역을 먼저 방문한 뒤 뒤늦게 부산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유세에서 "부산 시민들은 '부산은 마 됐다, 여기 올 시간 있으면 딴 데 댕기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려운 지역에 먼저 갔다. 그게 부산 민심 맞느냐"며 지지를 결집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울·경은 문 대통령의 고향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있다"며 "(대선을 100일 남기고) 이 후보가 '호남에서 시작해서 부·울·경으로 끝내겠다. 양쪽 남도에서 합승하겠다'고 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전원자력연료를 방문. 원자력 연료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주공산' 충청 잡으러 간 尹...캐스팅보트 선점

윤 후보는 이날 대선을 100일 앞두고 2박 3일간 충청권을 방문, 중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 고향이 충청권임을 내세워 충청 연고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세종·대전을 방문해서도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간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이 군불을 땐 충청 대망론에 직접 불을 붙이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민심의 바로미터(지표)로 평가받는 충청 지역을 선점해 향후 대선 지형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충청권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터(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투표자)' 역할을 하며 민심의 풍향계로 평가됐다. 충청 표심을 잡는 후보가 당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경쟁에서 우세를 보이는 윤 후보로서는 보수 진영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권보다는 무주공산인 충청권을 잡는 게 훨씬 이득이 크다.

박 평론가는 "충청도를 잡으면 대통령 선거는 훨씬 수월하다"며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은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지역주의, 이른바 균열 구조를 화해시키고 균형자 역할을 하는 충청권에 가서 지지를 호소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이날 충청권 방문 중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첫 공식 회의를 열고 인선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인선을 통해 홍준표 의원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조경태 의원과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이자 워킹맘인 스트류커바 디나씨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지지층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박 평론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중도층 등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는 이제 거의 없다"며 "본인의 부족한 정치적 내공과 부인 김건희씨 등장이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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