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 월패드 해킹으로 사생활 영상이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홈 IoT 보안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청은 일부 아파트에서 월패드가 해킹돼 사생활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월패드는 가정 내에서 각종 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어하는 장치로, 방문자와 영상통화 등을 위해 카메라가 부착된 경우도 있다.

월패드 역시 정보통신망에 연결할 수 있는 기기로, 해커가 침입해 각종 제어권한을 탈취할 수 있으며, 특히 카메라로 실내 모습을 엿보는 것도 가능하다.

사건은 올해 10월 중순, 홍콩의 한 해킹 포럼에서 월패드 해킹을 통해 한국 아파트 17만 가구의 영상을 촬영했다는 사실이 게시되면서 알려졌고, 11월 중순에는 해당 영상을 판매한다는 글과 아파트 목록이 올라오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가정용 CCTV(IP카메라) 해킹으로 발생한 사생활 유출 문제가 ICT 기술을 적용해 지은 신축 아파트에서도 발생한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24일 오후, 해당 문제와 관련해 사용하지 않을 시 월패드의 카메라를 가리고, 강력한 암호를 설정하는 등 보안 조치를 권고했다.

경찰은 명단이 공개된 아파트에서 해킹 흔적을 확인하고, 세부 내용을 조사하는 대로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불법 촬영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는 특성상 한 번 정보가 유출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세대간 망 분리와 관리사무소 등 중앙제어시설에 대한 방화벽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망 분리란 네트워크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해커가 한 세대의 월패드를 해킹해 홈 IoT 시스템에 침투하더라도, 물리적 망 분리가 이뤄져 있다면 다른 세대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피해 확산을 줄일 수 있다. 반면 망 분리가 없다면 한 곳만 뚫어도 단지 내 모든 세대에 침투할 수 있게 된다.

사실 관련 법안은 지난 2018년 1월 발의된 바 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공동주택 건축 시 세대 간 사이버 경계벽을 구축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동주택 IoT 서비스가 공용망을 이용할 경우 해킹을 통해 모든 세대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문제가 공론화된 지 3년 이상 지났지만,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면서 가전, 교통, 금융, 스마트시티, 의료, 제조·생산, 주택, 통신 등 ICT 융합산업까지 정보보호 영역을 확대했다. 연장선에서 월패드 망 분리를 추진하며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해왔으나, 업계의 반발로 적극 추진하기 어려웠다. 이번 사건을 통해 보안은 비용 지출이 아닌, 안전을 위한 필수 기반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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