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규제 속 '워라밸' 선언하는 중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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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11-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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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전기, '주2일 휴일제' 전격 도입

  • 알리바바·텐센트 등도 워라밸 선언

  • 장시간 노동문화 바뀔까...의견 엇갈려

[사진=거리전기 로고]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장시간 노동 문화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의 규제 속 기업들이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한다고 선언하면서다. 

22일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전기(格力電器)는 이날 밤 공고를 통해 "설립 30주년을 맞아 23일부터 '주 2일 휴일제'를 전격 도입, 대소주(大小周) 근무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대소주란 격주로 토요일까지 일하는 제도다. 

거리전기는 해당 규정을 통해 정규 근무 시간을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로 명시하고, 이후 추가 근무가 필요한 경우 사전에 신청서를 제출해 관리자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다만 다른 기업과 달리 연장근무 수당에 대해 정확히 명시하지 않았다. 거리전기 관계자측은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해 모든 초과 근무를 없애는 게 목표라면서 초과 근무를 지양한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중국 기업들이 근무 규정을 속속히 바꾸고 있다. 바이트댄스도 이달부터 996근무제에서 벗어나 '1075근무제'를 도입했으며, 텐센트·알리바바의 일부 부처도 이달부터 '965근무제'를 시행했다. 1075근무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5일 근무하는 것이며, 965근무제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 5일 일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들 기업 역시 초과 근무를 하려면 관리자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외에도 중국 스마트폰 기업 비보(Vivo), 중국 쇼트클립(짧은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콰이서우(快手)도 앞서 주 2일 휴무를 보장할 것이라며 근무 환경을 바꾸는데 발 벗고 나섰다. 

중국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 정부가 996 근무제를 강력히 비판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근로자 업무 시간은 하루 평균 8시간, 주 44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고속 성장 중인 중국의 정보통신(IT)기업들 사이에서는 '996문화'가 일상화돼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과도한 초과 근무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 8월 인력자원사회보장부와 최고인민법원이 공식적으로 996제도가 불법이라 명시하고 과도한 초과 근무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 당시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도 중국 기업들의 초과 근무 관행을 집중 보도하며 기업들에 불법 행위를 시정하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중국기업 문화의 이런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 누리꾼들도 '주2일 휴일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여전히 회의적인 목소리도 공존한다. 일각에선 규정이 효과적으로 시행될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상사의 눈치가 보여 집에서 일해야 할 것이라는 성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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