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인터넷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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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1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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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당초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맞춰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취급 비중을 20% 이상으로 높여야 하는데, 현재 취급 규모가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대출 영업이 막힌 인터넷은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카뱅·케뱅, 줄줄이 역대급 실적 달성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7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520억원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2050억원, 1679억원이다.

영업이익 확대는 여신 규모 성장에 따른 이자 부분 이익 확대 영향과 플랫폼 및 수수료 비즈니스 부분이 견조한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3분 기말 기준 4분기 누적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3%로, 브랜드마케팅을 위한 광고선전비 등의 판매관리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비용 구조로 인해 지속적인 하락을 보여줬다.

여·수신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5조5252억원 불어난 29조645억원이며 저원가성 예금이 57%를 차지했다.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0조3133억원에서 25조385억원으로 증가했다. 고신용대출 잔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저신용대출 및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대출 증가를 주도했다.

케이뱅크 역시 연간 흑자 달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약 168억원의 잠정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 1분기(-123억원)와 2분기(39억원)의 손익을 감안하면 3분기까지 연간 누적 이익은 84억원으로 출범 이후 4년여만에 연간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의 9월 말 기준 수신과 여신은 12조3100억원, 6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8조5100억원, 3조1900억원 증가했다.

고객 확대로 저원가성 수신과 여신이 함께 늘며 예대마진 구조도 안정화됐다. 케이뱅크의 예대마진은 연초 이후 매달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3분기 예대마진은 지난 1분기 대비 0.24% 늘었다. 이에 따라 3분기 순이자이익은 5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원)의 약 5배,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23% 늘었다.
◆대출 막혔는데…중금리대출 목표치는 그대로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인터넷은행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신규 대출 영업이 막혔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신용자들의 대출 수요가 몰리자,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취급을 축소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전·월세 대출을 제외한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했으며, 케이뱅크는 고신용 고객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 신규 및 증액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했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출중단에도 불구하고, 설립 취지에 맞춰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공급은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기준 하위 50%, KCB 820점 이하) 차주에게 내어준 대출을 중금리대출로 인정받고 있다. 앞서 인터넷은행들은 당초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에 자체 목표치를 제출한 바 있다.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해당 인터넷은행은 신사업 인·허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목표치 미달에 따른 구체적인 페널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취급 비중은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신용대출 중 중신용자 비중은 13.4%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3%포인트가량 오르긴 했지만, 금융당국에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20.8%에는 7%포인트 넘게 부족하다.

카카오뱅크보다 더 높은 목표치(21.5%)를 내세운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기준 15.5%의 중신용자 비중을 기록해 전분기(18.2%)보다 오히려 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케이뱅크의 3분기 기준 중신용자 비중도 크게 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급해진 카뱅·케뱅…중금리 비중 확대에 주력

조급해진 인터넷은행들은 막바지 중·저신용자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1일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에 대한 대출금리를 등급 전 구간에 걸쳐 인하했다. '신용대출 플러스'는 직장인과 개인사업자, 중·저신용자 등 다양한 고객이 이용 가능한 상품으로, 자체 기준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중·저신용자 고객군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최대 3.27%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췄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플러스' 이용 고객은 최저금리 3.58%부터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케이뱅크는 자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서도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두 상품의 중·저신용자 고객군의 대출금리는 금리 인하 이전과 비교해 약 1.5%~2.3%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또한, 케이뱅크는 지난 9월부터 신용대출, 신용대출 플러스, 비상금대출, 사잇돌대출 등 4개 상품을 이용하는 중·저신용 고객에게 총 두 달치 이자를 지원해주고 있다.

케이뱅크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 차원에서 고신용자에 대해서는 신용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하고, 지난 6일부터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6월부터 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 고객이 대출을 신청한 경우 첫달 이자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지난 12일부터 '직장인 사잇돌 대출' 취급을 일부 재개해 중·저신용자에 한 해 신규 대출을 내어주기로 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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