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와 1% 역대급 예대금리차…"폭리" 반발에도 당국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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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서민지 기자
입력 2021-11-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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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그래픽팀]

이달 말 예정된 한국은행 금리인상과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으로 시중 자금이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표 안전자산인 예금상품의 금리는 움직임이 없어 소비자들의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6%까지 치솟아 가뜩이나 대출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예금금리는 여전히 1%대 수준에 머물면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은행 폭리를 막아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8월에 연 3.07~5.92%에서 9월 연 3.21~6.68%로 올랐다. 금리 상단만을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0.76%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연 2.6~3.29%에서 연 2.74~3.59%로 올랐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상승한 만큼 예금금리는 오르지 않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1년·신규취급액 기준) 평균금리는 지난 8월 연 1.16%에서 9월 연 1.31%로 0.1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기적금 금리는 1.15%에서 1.36%로 0.21%포인트 올랐다.

예대금리차가 계속 벌어지는 이유는 당국의 대출 규제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맞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들이 예금을 유치해야 하는 유인은 사라진 가운데 대출 문턱을 계속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이 은행권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지원을 위해 예대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를 내년 3월까지 재연장한 것도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예금 유치를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들은 "시장 금리가 상승세인 데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가격(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가계부채 억제 정책에 편승해 고금리 장사에 몰두한다는 시각도 있다.

당장 청와대 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나흘 만에 9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며 '행정' 분야 상위 청원으로 단숨에 올라섰다. 청원인은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로 인해 총량이 규제된 결과, 은행 및 금융기관들이 '대출의 희소성'을 무기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없애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금리 인상을 우려했는데 기준금리나 채권금리보다 은행의 가산금리가 더 먼저, 더 크게 올라가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권의 수익이 국민의 이자부담에서 나온다는 지적에도 금융당국은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오히려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시중은행장 간담회 후 "기본적으로 금리라는 것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이므로 시장 자율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면서 "다만 감독 차원에서는 계속해서 아주 신중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지난 3일 보험업권 간담회 후 "예대마진 문제는 가격과 관련돼 제가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시장금리가 오르고 그것이 반영돼 대출금리에도 반영된 영향"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에 금융소비자 단체는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지금 대출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 원인이 있다"면서 "대출 규제로 수입이 줄어든 은행들이 카르텔을 의심할 정도로 대출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예대마진은 시장에 따른 것이라는 소극적 시각에 숨지 말고 문제는 없는지 적극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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