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히려 정유사와 자영 주유소들의 부담만 늘어날 뿐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안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12일부터 약 6개월간 유류세 20%를 내린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4원이 하락하게 된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이 7년 만에 최고치에 오르자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당 정책으로 얻는 득보다 실이 클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우선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는 다음 달 12일부터 직영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일제히 내릴 예정이다. 정유 공장에서 출하한 휘발유, 경유에 대해서는 이미 유류세가 완납된 상황이지만 정부 정책이니만큼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류세가 완납된 기름을 유류세 인하 이후 가격에 팔다 보니 손실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영주유소다. 이미 인하 전 유류세가 포함된 휘발유 등이 기름 탱크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당장 기름값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에 이어 직영주유소와의 가격 차이가 발생,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재고 관리에 힘을 쓰겠지만 기름통을 완전히 비우지 않은 이상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다”며 “대형 주유소보다 규모가 작은 주유소들의 피해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정부에 지원책 등을 요청하기 힘든 분위기다. 국민적 여론도 있고, 정유사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자영주유소들이 정부에 요청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이니만큼 정유사들은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다만 자영업자분들에게는 손실을 감내하라고 하기 힘든 상황이라 적극적인 권유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류세가 인하돼도 사실상 국민이 물가안정을 체감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류세 인하분이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는 최대 2주의 시간이 소요된다. 또 지금의 국제유가 추세라면 유류세 인하분만큼 기름값이 추가로 올라 가격 하락 효과가 사실상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3.94달러로 올해 52.49달러 대비 약 60%가 급등했다. 이달 초 75.68달러와 비교해도 11%가 상승한 가격이다.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는 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계획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 연말까지 유가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정유업계, 자영업자의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시행하는 유류세 인하 정책이 현상유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물가안정을 도모하긴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고객이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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