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의 e경영]⑤ “4차산업 시대 CEO는 ‘변신’ 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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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10-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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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현직을 떠난 이후 처음으로 공개 방송을 통해 자신의 경영론을 펼친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금주의 클래스e' 특강을 통해서다. 본지 아주경제신문은 지난 18일부터 내달 4일까지 매주 월~목 방영하는 그의 특강을 방송 익일 지상중계한다. 재계 1위 삼성전자의 '초격차' 정신을 다져온 권 고문의 경영 철학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혜안이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4차산업 시대에 적합한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변신’을 꼽았다.

권 상임고문은 25일 방영한 한국교육방송공사(EBS) 2TV ‘클래스e’ 특강에서 “나비 알의 목표는 나비가 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애벌레, 고치를 거쳐야 한다”며 “단계마다 변신해야 한다. 3차산업 시대에서 4차산업 시대로 넘어가려면 그런 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3차산업 시대와 4차산업 시대를 각각 ‘석유 경제’와 ‘데이터 경제’로 정의했다. 3차산업 시대의 기업들이 눈에 보이고 재사용이 불가능한 자산을 보유했다면 4차산업 시대의 기업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재사용이 가능한 자산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권 상임고문은 “3차산업 시대에는 눈에 보이는 것을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 누가 먼저 파느냐가 관건이었다”며 “기본적으로 경쟁을 베이스로 하는데 한국이 이것을 참 잘했다. 산업화가 늦었지만 모든 것을 개선하고, 효율을 올리고, 가격경쟁력 같은 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4차산업의 핵심인 데이터는 하나만 있으면 의미가 없다. 이 시대에는 경쟁보다는 협력할 수 있는 회사가 성장의 여지가 큰 것”이라며 “그런데 4차 산업혁명기에 한국의 목표는 무엇이고 데이터 경제에 대응할 기술이나 인재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상임고문은 따라서 4차산업 시대에는 새로운 유형의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수 없이, 신속하게, 많이 하는 게 덕목이었던 3차산업 시대에는 기업의 임원들이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미세관리(Micro Management)’를 잘해야 유능한 경영자로 평가받았지만 이는 4차산업 시대에 맞지 않는 인재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을 ‘전문 관리자’라고 부르고 싶다. 이들의 문제는 현재의 업무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라며 “진짜 좋은 경영자는 자신이 없어도 일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한 뒤 최고경영자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게 권 상임고문의 설명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한 분야만 경험한 ‘단선 경험자’, 내부 지향적인 사람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 권 상임고문은 조직을 위해 훌륭한 인재를 육성하고 문화를 구축하는 사람이 진정한 최고경영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변함에 따라서 최고의 경영자는 변신을 잘하는 사람”이라며 “다가오는 미래를 열심히 공부해서 스스로 변신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클래스e'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EBS2 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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