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로 향해 전국이 들썩였던 21일, IT업계도 들썩였다. 네이버, 카카오를 창업한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 김범수 의장이 국회 국정감사(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증인으로 동반 출석해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 순위는 각각 3위(22일 장 마감 기준), 6위로,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의 수장이 함께 나온다는 소식 자체만으로 이목이 쏠렸다.

이들이 국감장에 서게 된 건 최근 플랫폼 기업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다. 구글은 높은 앱마켓 점유율을 앞세워 수수료율이 높은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카카오도 최근 카카오T 유료화, 골목상권 침해 이슈로 정치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범수 의장이 올해 국감에 증인으로 세 차례나 불려 나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도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소상공인·창작자와 상생 방안, 플랫폼 수수료, 골목상권 침해 이슈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

무료, 편의성을 앞세운 플랫폼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유료화하거나 정책을 변경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소수의 승자가 시장을 독차지하기 때문에 ‘독점’, ‘횡포’ 같은 단어가 꼬리표로 따라다닌다. 한국에선 카카오, 배달의민족이 요금, 수수료를 올리려다가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로 골치 아픈 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도 마찬가지다. 각국에선 빅테크를 상대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고,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빅테크의 독과점 문제를 바로잡는 게 입법 방향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반면, 플랫폼 기업이 주는 사회적 이점도 매우 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QR체크인(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하고, 잔여백신을 예약할 때 네이버와 카카오톡 앱을 당연하다는 듯이 켠다. 재난지원금 이용 가능 매장도 두 플랫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TV에서 중계된 누리호 발사 장면은 약 70만명이 시청했다. 소상공인은 네이버, 카카오 플랫폼 내에서 온라인몰을 열고, 창작자는 작업물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다. 유튜버는 밥벌이를 넘어 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업이 됐다.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플랫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김범수 의장도 플랫폼이 “소위 자본이나 배경, 기술이 없어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특정 플랫폼이 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까지 노력한 만큼, 수익이나 지배력으로 보상받아야 하는 건 당연하다. 가격 인상, 정책 변경도 그들의 자유다. 그러나 무료 서비스로 점유율을 확보한 후 가격을 인상하는 기존 방법의 한계가 드러났다. 유료화 등 일방적인 정책 변경이 불러올 변화와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다. 플랫폼과 이용자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이번 국정감사는 플랫폼이 성장과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겼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플랫폼 2.0 시대의 막이 올랐다.
 

[IT모바일부 정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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