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조합 상당수 총량 초과
  • 잔금대출 재개 여부도 미확정
  • 주고객층 서민들 피해 불가피

지난 8월 23일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했지만, 상호금융권 가운데 대출 총량을 이미 초과한 단위농협에 대해선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수도권 농협에선 전세대출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 농협 대출 증가를 이끈 집단대출은 정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취급 재개 계획조차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상호금융권과 회의를 통해 4분기 농협 전세대출 취급을 이번주 중 재개하되, 연간 대출 총량을 초과한 조합에서는 대출을 내보내지 않도록 했다. 농협은 지난 8월 27일부터 비·준조합원의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을 비롯한 주택대출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세대출 실수요자 보호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4분기 전세대출은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농협에 대한 제재는 반쪽만 풀린 셈이다. 당국 관계자는 "대출 총량을 초과한 단위조합의 취급 제한은 농협중앙회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금융 전세대출을 서민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대출 접근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 심사를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대면 방식으로만 하도록 해 농협 이용 고객은 일일이 전세대출 가능 지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농협은 수도권 조합 상당수가 연간 대출 총량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높아 수도권 고객은 전세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시중은행 전세대출 빗장을 풀면서도 농협에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정한 상호금융권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4.4%지만, 9월 말 기준 증가율이 6%(14조5300억원·새마을금고 제외)로 목표치를 이미 초과한 상황이다. 상호금융권 대출 증가액의 88%는 농협(12조7200억원)에서 차지했다.

실수요가 대부분인 집단대출은 명확한 지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집단대출이 크게 늘어난 농협은 집단대출 재개 여부를 확정 짓지 못하면서 영업점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의 가계대출 증가액 가운데 절반가량은 주택대출이었고, 이 중 상당액이 집단대출이었다. 4분기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로 전환될 금액은 최대 조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이 집단대출 재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당장 이달 잔금 납입일이 가까워지는 농협 고객은 다른 대출을 알아봐야 할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14일 금융위는 4분기 중 입주하는 사업장에서 잔금대출 중단으로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에서 내보내는 전세대출은 적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실수요 서민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집단대출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지침이 없어 고객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답변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도 집단대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잡히지 않아 상호금융권도 기다리고 있으며, 은행권에서 정해지면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국은 상호금융권에도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전셋값 증액분 한도 내에서만 대출을 내보내기로 했다. 전셋값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오르는 경우, 기존에는 3억원의 일정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증액분(1억원)에서 일부분만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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