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등 주택공급 시그널과 금융권의 대출 축소,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높은 전셋값과 유동성 과잉, 실수요자 급증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남아 있어 하락폭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경우는 35.1%로 나타났다. 전달인 8월(20.8%)과 비교해 14.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아파트값 하락 비중은 5개월 만에 높아진 것이자, 올해 들어 월 기준 최고치다.
이는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진 데다 8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실거래 정보를 보면 집값이 내린 단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전용면적 149㎡가 지난달 10일 21억6000만원에 거래돼 직전인 8월 거래(24억원)보다 2억4000만원 내렸다.
강동구 '고덕자이' 전용 59㎡는 13억5000만원에서 11억원으로 2억5000만원 하락했다. 성동구 '한진타운' 전용 84㎡도 최근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보다 2억1000만원 정도 내려갔다.
마포구 도화동 '현대'나 용산구 '용산파크타워', 송파구 '현대' 등도 단지별로 1억6000만~1억9000만원 하락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8월 0.20∼0.22% 수준을 유지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다가 9월 첫 주부터는 0.21%→0.21%→0.20%→0.19%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10월에도 첫 주 0.19%에 이어 둘째주 0.17%로 소폭이지만 축소 양상을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별 인기단지 위주로 상승하긴 했으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와 그간 상승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감소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소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매매 시장에서는 매물도 점차 쌓이고 있어 그동안 매도 우위였던 시장이 매수 우위로 점차 바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1141건으로 한 달 전(3만9405건)과 비교해 4.4% 증가했다. 광진구의 매물 증가율이 15.1%로 가장 높았고 중랑구(14.6%), 강서구(13.4%), 용산구(12.5%), 노원구(12.0%) 등의 순이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투자자와 실수요자 구분 없이 가계 대출을 중단하면서 현금 자산이 부족한 수요층의 유입이 제한돼 가격 상승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중저가 주택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발 이슈나 교통 호재, 대선 공약 등에 따라 수요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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